북한은 베이징 6자회담 이후에도 대북 적대정책을 바꾸지 않고 있는 미국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9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강화를 지적하면서 이를 차기6자회담과 연계할 수 있음을 내비치는 등 미국에 대한 실망감과 적대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대변인은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6자회담 이후 해상검색 연습이요, 인신매매요 하면서 우리(북)에 대한 국제적 봉쇄와 압력의 도수를 더욱더 고조시켜 나가는미국이 (핵문제의)평화적 해결을 운운해 나서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는 부시행정부가 스스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할 정치적 의지가 없음을 말해 주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러한(6자) 회담에 아무런 흥미도 기대도 가질 수 없게 되었다"면서 "우리는 다음 번 6자회담에 대해 그 어떤 약속도 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외무성 대변인의 이런 주장은 그동안 북측 관영매체들이 밝혀온 내용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은 미국이 6자회담 이후에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위한 해상훈련 △인신매매 제재 추진 △국제기구의 대북 협조 방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의 △최신형 패트리어트(PAC-3) 미사일 주한미군 배치 등의대북압박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논평에서 6자회담 이후 미국은 대북 정책의 변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는 아무 것도 없다면서 "있다면 반 공화국 적대시 정책을합리화하고 그에 토대하여 국제적 공조체제를 형성해 우리 나라를 정치ㆍ군사적으로압살하려는 기도가 더욱 강화된 것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 최고인민회의 제11기 제1차회의 결정대로 미국의핵 선제공격을 막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정당방위 수단으로서 핵 억제력을 유지하고 계속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고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논평에서 "미국 호전세력들이 '불가역적인 검증에 의한 북조선의 핵 포기' 주장을 내들고 있는 것은 본질에 있어서 우리더러 무장을 완전히 해제하고 두 손 들고 굴복하라는 것과 같다"며 "이는 우리에게 절대로통할 수 없다"고 주장해 '선 핵포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북한은 당분간 차기 6자회담 참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유보한 채 핵문제의 본질이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고 이에 따른 핵 억제력 강화를 강조하면서지속적으로 대미 압박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