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6일 박상천(朴相千) 대표 주재로 통합신당의 분가후 첫 당무위원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무위원 일부를 새로 선임하는 등 당 외관을 보수했다. 신당파와 신당 반대파간 충돌이 빚어졌던 지난 4일 당무회의 후 22일만에 열린 이날 회의는 분당으로 인해 당무위원이 82명에서 60명으로 줄었으나 전국구 이미경(李美卿) 의원을 비롯해 사실상 통합신당에 참여했으면서도 민주당적을 갖고 있는 당무위원 15명도 포함돼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개회가 지연됐다. 유용태(劉容泰) 의원이 "왜 적군을 명단에 넣어놓고 기다리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리자 박 대표는 "금명간 정리하겠다"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신당을 크게 앞서고 있으며 단합하면 총선에서 2대정당이 되는 것도 어렵지않다"고 격려했다. 회의에선 특히 당사 임대료 연체 등 재정위기가 심각하게 논의됐다. 박 대표는 "태풍으로 반파된 집을 복구하려는데 복구비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고, 장재식(張在植) 사무총장은 "(신당파가) 밀린 임대료 31억원을 안 내고 나가버렸다. 매달 기본 경비만 15억-20억원에 달해 현재로선 도저히 운영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노관규(盧官奎) 당 예결위원장은 "외부 회계전문가를 동원, 대선 잔여금 등을 철저하게 감사해 공개해야 한다"며 신당파를 압박했고, 조순형(趙舜衡) 의원도 "곡해가 없도록 외부 회계법인에서 공정하게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저비용 고효율 정치 실현을 위해 당사 공간을 줄이고 국회로 모든 기구를 옮기겠다"며 "이미 정책위의장실도 국회에 마련했다"고 밝혔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영환(金榮煥)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이 이틀에 한번씩 지역언론인들을 불러다 우리당을 음해하고 비판하는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신당과 경쟁에서 이기도록 화합하면서 개혁하는 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주선(朴柱宣) 기조위원장은 "지난 17일 노 대통령이 광주.전남 언론인들과 간담회에서 대선때 민주당후보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은 호남을 볼모로 삼고 압박해 신지역주의 정당을 만들려는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라며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신당에 합류할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34년동안 일한 당인데 한솥밥을 먹어온 선배.동지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가는 게 도리일 것 같아 참석했다"며 "내 마음은 당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이지만 정치현실상 불가피하게 떠나게 돼가슴 아프다.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며 고별사를 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