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는 지난 24일 오후 늦게 '대통령,허브 코리아 참석 다국적 기업 CEO와 간담회 개최'라는 보도 참고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차와 상용차 합작투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현대차의 기술을 이용한 소형 4기통 엔진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산자부 관련 담당자는 "연산 1백50만대 규모의 소형 승용차 엔진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들었다"고 부연 설명까지 했다. 자료의 내용대로면 그야말로 빅 뉴스였다. 수 십억달러의 투자자금이 유입되는데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껏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현대자동차의 고위 임원은 "처음 듣는 터무니없는 얘기다"며 새로 엔진공장을 세울 계획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새로 엔진공장을 짓는다는 계획은 없고 다만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미쓰비시 3사가 미국 미시간주 던디시에 짓고 있는 승용차엔진 합작사업을 혼동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다임러 본사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는 반응만 들었을 뿐이다. 청와대 행사에 배석한 한 관계자 역시 다임러 투자담당 이사가 새로운 투자계획을 제시한 것은 없다고 확인했다. 기자들이 거듭 확인을 요청하자 산자부가 급기야 '꼬리'를 내리고 정정보도자료를 냈다. 현대차의 기술을 이용한 소형 4기통 엔진공장 설립계획을 완전 삭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의 관심은 허브코리아에 참석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투자계획을 갖고 왔느냐는 것.당연히 행사를 주관한 산자부는 이들이 큰 선물 보따리를 풀어주길 바랐을 것이다. 추가적인 확인작업 과정에서 산자부 관계자는 "다임러 투자담당 이사와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투자유치 실적을 뻥튀기 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의욕만 앞섰던 것인지,영어 소통에 문제가 있었는지,수 십억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은 단 세 시간만에 '없었던 것'이 돼 버렸다. 김홍열 산업부 대기업팀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