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상하이에 '중국의 월가'자리를 놓고 도전장을 던졌다. 베이징의 금융가가 위치한 시청(西城)구 정부는 25일 이 곳을 중국의 월가로 육성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백억위안(1조4천5백억원)을 투입하는 내용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다국적기업 지역본부 유치를 놓고 상하이와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베이징이 상하이가 기선을 잡고 있는 '국제금융도시'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베이징은 금융가에 국제회의센터 국제학교 외국인거주 아파트를 세우는 등 국내외 금융인재들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만 10억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금융가 발전에 공헌한 금융회사에 대해 사무실 구입 보조금 지원 △사업자 등록비 면제 △국내 금융인재에 베이징호적 부여 등의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베이징시가 지난 10년간 2백억위안을 투입해 조성한 베이징 금융가에는 중국인민은행 은행감독위원회 증권감독위원회 등 주요 금융회사를 비롯해 공상은행 등 중국 4대 은행 본부와 18개 외자계 은행지점 등 모두 5백30여개 금융분야 기관 및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에서 결제되는 자금은 하루 1백억위안이 넘는다. 이에 비해 상하이는 현재 증권거래소를 보유하고 있는 등 국제금융중심지로서 베이징보다 한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