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는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마이너스이고 그 좋던 부동산 경기도 잘해야 옆걸음질 치고 있다. 이에 반해 올 상반기에 가장 위험해 보이던 주식시장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시장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를 반짝 장세로 보고 있지 않은 듯하다. 전세계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상승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엉뚱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주가는 연일 오르는데 개인투자자들은 도대체 상승 무드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동안 주가지수 상승을 주도한 세력은 주로 외국의 기관투자가들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관망세거나 오히려 처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물론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알겠지만 걱정이 앞선다. 자칫 남 좋은 일만 시키고 개인들은 또다시 쓴맛을 보지 않을까 우려된다. 장기 투자자금이 있는 개인투자자라면 과감하게 주식시장을 노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난 수개월간 상승세를 보였으므로 단기적으로 기술적 하락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투자전략을 가져야 할까.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속담이 있듯 주식 투자도 위험관리를 늘 염두에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분산 투자가 좋은 방법이다. 분산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투자지역 투자상품뿐만 아니라 투자 시점을 분산하는 방법도 있다. 많은 투자자들은 아직도 투자성공의 비결을 타이밍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타이밍을 정확히 맞춘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호황을 앞두고 있다는 데 많은 투자자들이 동의하면서도 막상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단기 하락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만큼 올랐으니 떨어지겠지'란 생각에서다. 이럴 때 눈여겨 볼 만한 투자전략이 '달러 코스트 애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정기적금식 투자전략)'이다.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상당히 보편화돼 있다. 일정 금액을 일정 간격으로 저축하는 정기적금 개념을 증권 투자에 응용한 것이다. 당초 뮤추얼펀드 투자에서 출발했지만 주식 등 모든 투자상품에 적용할 수 있다. 논리는 간단하다. 매달 초 동일한 금액을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가가 그 전 시점보다 떨어지면 같은 투자금액으로 단가가 낮아진 같은 종목을 더 많이 사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가격이 오르면 단가가 높아진 같은 종목을 덜 사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평균 구입단가를 낮추게 돼 주가가 오르면 더욱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타이밍을 기막히게 맞출 수 있다면 주가가 바닥을 쳤을 때 투자액을 모두 쏟아붓는 게 최상의 전략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한다면 주가가 더 떨어지기를 학수고대하기보다 정기적금식 전략을 이용해 차선을 도모하는 게 현명한 투자전략이 아닐까 싶다. 씨티그룹 프라이빗뱅크 한국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