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1일 고향인 경남 김해진영 봉하마을 주민 등 38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2시간여간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권력은 항상 투명해야 하고 법과 원칙대로 규제돼야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고 때로는 (이로 인해 대통령이)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 고비를 넘기면 성공할 것이다. 겸손하고, 투명한 권력이돼야 당당한 권력이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게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고 이를 통해 달라진 시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열심히 할테니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고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좋은 대통령으로 남으려면 가까이있는 주변사람들이 항상 행동에 대해 감시받고 제약받는 등 고생하기 마련인데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감시받는 투명한 권력을 강조, 땅 문제로 시비가 들끓었던 친형 건평(建平)씨 내외의 참석과 관련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날 동부인한 건평씨와는 같은 테이블에 앉지 않았고, 별다른 두 사람만의 대화도 없었다고 윤 대변인은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고향분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사정 탓에 안되다가 이렇게 모시게 됐다"고 양해를 구한뒤 "이런저런 걱정들 하실 것이나 안 될 것 같아도 한고비 한고비 넘기는게 정치고 이제 다 잘 돼나갈 것이다. 잘 해줬으면 하는여러분 소망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며 성공적 국정운영 약속과 자신감을 피력했다.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도 "청와대 생활이 이제 익숙해지고 있다"며 "규칙적이고 단조롭지만 항상 긴장된 상태다. 늦게 모시게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날 주민들은 식사후 수구초심 등을 들어 대통령의 `고향생각'을 헤아리면서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돼달라", "퇴임후 고향에서 굳게 손잡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달라", "국민에게 당당하게, 잘 해주길 바란다", "대통령 뒤엔 진영주민들이 있다는것을 명심하고 소신껏 해나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찬후 수십명 단위로 나눠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주민들은 청와대 경내를 관람한 뒤 관광버스를 타고 귀향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