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6개월간 참여정부의 국정목표와 과제 및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국민에게 전파하기 위해 많은 말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은 기성 가치관이나 금기를 깨는 차원에서 내용과 표현방식에서 자신의 말대로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주저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토론'의 사회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토론자로 나섬으로써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전달하는 효과를 거둔 면이 있으나,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됨으로써 메시지가 분산되고 불필요하게 국정역량의 소모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정철학 및 국가혁신 ▲개혁은 성장의 동력이고 통합은 도약의 디딤돌이다. 새정부는 개혁과 통합을 바탕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열어나갈 것이다(2.25 취임사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시장에서 각 기업은 최대효율로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5년내내 한시도 쉼없이 시장개혁을 반드시 해낼 것이다(3.7 제1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작은 정부'가 아니라 `효율적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 전 공직자의 사고혁명이 이뤄져야 행정개혁이 가능하다(3.24 행정자치부 업무보고를 받고) ▲호시우행(虎視牛行). 내가 생각하는 개혁의 방법은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걷는 것이다(4.18 인터넷 공개서한에서)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5.21 5.18행사추진위 간부 면담에서) ▲각 부처내에 공식, 비공식 개혁 주체세력을 만들겠다. 이는 하나회 같은 비선조직이 아니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실력으로 경쟁하는 희망의 시대로 가는 개혁세력이 될 것이다 (6.13 전국 세무관서장 특강에서) ▲우리 국민이 바라는 것은 잘 사는 사회, 소득 2만달러 시대로 가자는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직원들이 이런 시대로 가기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7.2청와대 비서실 직원조회에서) ▲민원인들은 오르락 내리락 속이 터진다. "XXX들 절반은 잘라야 돼"라고 말한다. (7.23 민원.제도개선 담당공무원과 대화에서 민원인들이 공무원의 불친절과 번거로운 민원해결 절차에 불만을 느낀다면서) ▲지역소외감, 지역갈등, 지역감정이라는 것은 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허구다. '푸대접론'에 관계없이 낙후된 곳이라는 분명한 계량적 근거를 갖고 해 나갈 것이다. (8.19 대구경북지역 언론과 간담회에서 특정지역 `푸대접론'에 대해) ▲진짜 국가가 혼란스럽고 위험수준이라고 판단되면 국민이 위임한대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주어진 대통령의 권한과 권력을 행사하겠다(8.20 세계 한인지도자 다과회에서) ◇정치.검찰 개혁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검찰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과거에는 권력의 검찰이었다. 그러나 이제 권력을 위해 일하지 않아도 좋을 검찰로 돌아 가도록 하겠다(2.27 조각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3.9 전국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 2 이상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 달라.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정당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권한을 이양하겠다(4.2 국회 국정연설에서) ▲(신당 문제를) 지켜보고 의사를 표명할 때가 있으면 표명하겠다. 하지만 대통령의 힘이 실리지 않도록, 당 중진의 한 사람 자격으로 말할 것이다(5.1 MBC 100분토론에서) ▲농부는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내는데, 이는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개혁하라는 국민 대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개혁의 발목을 잡고 나라의 앞날을 막으려는 일부 정치인, 나라야 찢어지든 말든 지역감정으로 득보려는 일부 정치인, 전쟁이야 나든 말든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5.8 인터넷 공개서한에서)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비로소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6.9 일본 중의원 의장 주최 간담회에서) ▲정권이 국정원에 대해 지금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요구하지도 않아 불안해 할지 모르나 정권을 위한 국정원 시대는 이제 끝내고 국민을 위한 국정원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게 나의 뜻이다(6.20 국정원 업무보고에서) ▲총선결과와 과반수에 연연하지 않아야 대통령이 제 할일을 할 수 있다고 보며 그대로 갈 것이다. 차라리 소수파일때 당당한 논리를 갖고 맞서서 문제를 풀어가는 게 좋다고 본다. (8.19 대구경북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론 관계 ▲언론은 이제 자본과 광고주로부터 자유가 중요하다. 앞으로 정권의 간섭도 없을 것이며 나도 전화를 안하겠다. 눈치 살피지 말아달라(3.4 한국방송공사 창사 30주년 기념 리셉션에서) ▲언론은 구조적으로 대단히 집중된 권력을 갖고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검증이나 감사받은 적이 없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 검증받지 않은 권력은 대단히 위험하다(3.29 청와대 비서실 워크숍에서) ▲부당하게 짓밟고, 그에 항의한다고 더 밟고 `맛볼래' 하며 가족을 뒷조사하고 집중적으로 조지는 특권에 의한 횡포는 용납할 수 없다(8.2 제2차 참여정부 국정토론회에서) ◇북핵.외교.안보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할 것인지, 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북핵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어떤 형태로든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선 안된다(2.25 취임사에서) ▲북한을 범죄자가 아닌 협상 상대로 대해야 한다(3.3 미국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전쟁은 없을 것이며, 이와 유사한 혼란도 없을 것이다. 이는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나의 확고한 의지다(3.21 외국인 투자기업 최고경영자 오찬간담회에서) ▲(베이징 3자회담이 한국이 배제된 데 대해) 중요한 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이다. 모양새나 체면을 생각하기보다 결과가 좋아야 한다(4.17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을 떠나면서 걱정과 희망을 함께 가지고 왔는데 이제 희망만 갖고 한국에 가게 됐다(5.15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평화를 확고히 하고 번영을 이뤄나가면 정치적 통일은 늦어져도 괜찮다고 본다. 통일은 천천히 돼도 좋다(6.8 `일본 국민과의 대화' TV 출연에서) ▲중국에서도 '한류'가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다고 들었다...최근에는 김치도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김치만 좋은 식품이 아니고 김치 냉장고도 한국제가 참 좋다(7.9 중국 칭화(淸華)대 연설에서) ▲앞으로 10년내에 우리 군이 자주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노사 문제 ▲과거에는 노동운동이 생존권이나 사회민주화 운동 차원에서 이뤄져 정당성을 가져왔으나, 최근에는 일부 노동운동이 도덕성과 책임성을 잃어가고 있어 우려스럽다(6.19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지난 60-80년대 노동자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는 대신 반대급부를 제공했고 그 반대급부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젠 노동자들이 자율권을 갖고 활 동할 자유가 주어진 만큼 그런 특혜도 해소돼야 한다(6.27 `포브스'사 사주 면담에서)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도 고려해야 하는데 (노동계는) 대책없이 강경투쟁만 한다. 정부로선 법과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는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8.13포항지역 경제인과 대화에서)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