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 테러범 가운데최소한 2명 이상의 신상과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미국 입국을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21일 보도했다. 슈테른은 미 연방수사국(FBI) 비밀문서를 인용, CIA는 9.11테러가 일어나기 1년여 전에 이미 테러범 지아드 자라가 알 카에다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미국에서비행훈련을 받으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레바논 출신인 자라는 지난 2001년 9.11테러 당시 여객기를 탈취, 워싱턴을 향하다 펜실베이니어주 벌판에 비행기가 추락해 승객들과 함께 사망했다. 슈테른에 따르면 자라는 지난 2000년 1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당시 거주지였던 독일 함부르크로 돌아오던 길에 중간 기착지인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두바이 공항에서 체포돼 4시간 동안 심문받았다. 당시 그는 아프간 알 카에다 캠프에서 다른 9.11테러범들과 몇 달 동안 훈련받은 직후였으며, 미국을 건너가 비행학교 훈련을 받으려 한다는 사실을 UAE 수사당국에 모두 털어놓았다. UAE 당국은 이런 정보들을 CIA에 넘겨줬음에도 불구하고 자라는 4개월 뒤에 아무런 문제 없이 미국 입국비자를 받았으며, 이후 함부르크에서 다른 테러범들과 함께 미 플로리다주 비행학교 입학허가서를 신청해 받았다. 앞서 슈테른은 지난 주 호 기사에서, 9.11 당시 뉴욕 세계무역센터 남쪽 건물에탈취 여객기를 충돌시킨 마르완 알 셰디에 관한 정보들을 독일 방첩기관이 지난 1999년 CIA에 제공한 바 있다고 보도했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