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이 칸쿤 각료회의를 앞두고 급물살을 타고 있다. 20일 협상 소식통들에 따르면 금주들어 제네바에서 속개된 비공식 협의를 통해그룹별로 농산물 부문과 관련된 각종 제안이 활발히 개진되고 있다. 소식통들은 지난주 발표된 미-유럽연합(EU)의 절충안이 계기를 만들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오후 4시(현지시간)에 속개된 WTO회원국 비공식 대사급 협의에서 중국과인도,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13개국, 그리고 한국과 스위스, 아이슬란드, 대만, 리히텐슈타인등 5개국이 각각 공동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을 포함한 13개국 그룹은 공동제안서를 통해 미-EU절충안의 관세감축안은양자에 한정돼야 하며 개도국에는 UR방식과 특별대우를 적용할 것, 그리고 국내보조와 수출보조는 미-EU절충안보다 대폭 삭감 또는 철폐할 것을 촉구했다. 한 소식통은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로 이뤄진 케언즈 그룹내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과테말라,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페루, 태국등이 13개국 공동제안에 가담한 것도 이채롭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케언즈 그룹 국가들은 국내사정상 가세하지 않았지만 중국과 인도, 아르헨티나, 브라질만으로도 이들의파워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은 관세감축과 관련해 미-EU 절충안은 UR방식 외에는 수용이 불가하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했다. 다만 절충안이 제시한 UR방식에서 관세상한과 쿼터 증량 부분을 제외한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SSG(특별긴급수입제한제도)를 존치할 것 ▲국내보조는 감축 원칙에동의하지만 각국의 사정에 따라 감축보조(AMEBER BOX)와 생산조건하보조(BLUE BOX)는 충분히 유지돼야 하며 ▲허용보조는 감축 의무를 두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WTO소식통들은 스튜어트 하빈슨 농산물협상 의장이 금주중 새로운 수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빈슨 의장의 제안은 관세와 보조 감축의 구체적 수치는 제외한 채 미-EU 절충안 처럼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하빈슨 수정안은 미-EU절충안과 개도국들의 제안을 엮은 '제3의 길'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U를 포함한 다수 국가들은 지난 3월 하빈슨의 초안이 너무 복잡하고 야심적이라며 격렬히 반대한 바 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국도 DDA협상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의약품 문제와관련, 금주중 새로운 제안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무역협상 관계자들의 입에서 모처럼 낙관론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제네바 대표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의 협상 분위기는 선진국 대 개도국의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물줄기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WTO회원국들은 오는 25일과 26일 공식 협의를 갖기로 돼 있다. 소식통들은 금주중의 비공식 협의 결과가 칸쿤 각료회의 선언문 초안의 합의 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