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술(崔道述)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17일 총선출마 선언을 계기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내년 총선과 관련한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산지역 등 당밖 개혁세력 중심의 독자 신당 창당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청와대 핵심 측근들의 잇단 총선출마 선언은 여야 정치권의 시선을 잡아당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이 지난 14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의사를 공식 표명한지 불과 사흘만에 최측근 인사인 최 비서관이 총선대열에 합류키로 한 것은 노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노심(盧心)'의 총선구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음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수석과 최 비서관의 출마지역이 모두 부산일뿐 아니라 이들이 17대 총선출마결심을 굳히는 과정에 '노심'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는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수석의 경우, 노 대통령이 직접 출마를 권유하지는 않았지만 총선출마 결심을 전해듣고 `고맙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부산상고 1년 후배인최 비서관에 대해선 자신의 지역구(부산 북.강서을)까지 낙점하면서 출마를 권유한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특히 통합신당 논의와 관련해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이 수석은 "소속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당분간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최 비서관은 좀더강한 톤으로 "당장은 무소속이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한이 있더라도 민주당 입당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노심'을 우회적으로 대변했다. 이러한 언급은 `노심'이 민주당내 신당 논의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1단계로 핵심인맥인 `부산사단'의 동력을 본격적으로 가동, 총선에 대비한 진지를 구축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가한 뒤 총선정국이 가열될 연말.연초에 2단계 `헤쳐모여'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이 `지역주의 장벽뚫기'의 초점을 자신의 고향인 부산.경남(PK)권에 맞췄다는 `노심'에 대한 해석이 보다 설득력을 더 함으로써 이 지역 386 지구당위원장 등 `親盧세력'의 신당 추진 등 총선행보에도 모종의 시사점을 던져 준게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조만간 단행될 청와대 조직개편및 인사에서 자리를 지킬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는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과 이호철(李鎬喆) 민정1비서관 등 청와대내부산인맥의 향후 거취도 총선정국의 유동성과 맞물려 주목되고 있다. 이들은 물론현재까지 전혀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국정의 안정과 연속성을 강조하고 아울러 정책의 지속성을 중요시하고 있어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지만, 정치권 주변에선 PK뿐아니라 대구경북(TK)에서도 교두보를 확보, 전국정당화를 꾸리기 위해 내각은 몰라도 청와대에서만큼은 추가로 영남권 출신의 총선 출마자들이 잇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기자 marx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