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깊은 민주당 가문으로 존 F.케네디 대통령과 로버트케네디 법무장관 등 쟁쟁한 지도자들을 배출한 케네디 일가는 평소 조카사위 아널드슈워제네거를 아껴 왔지만 그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출마에는 냉담한 태도를 보이고있다. 공화당인 슈워제네거는 과거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집안의 맏어른인 에드워드케네디 상원의원의 선거기금 모금운동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처삼촌으로부터 같은 대접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의원은 지난 주 슈워제네거가 출마를 공식발표하자 캘리포니아의 정치판에 뛰어든 용기를 찬양하면서도 민주당원인 그레이 데이비스 현지사를 소환하기 위한 선거에 나선 그를 지지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에 "그는 뛰어난 배우이다. 그렇지만 어째서 공화당은 그가 정치인으로서도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케네디의원의 아들인 패트릭 케네디 하원의원(로드 아일랜드) 역시 대변인을 통해 "아널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나는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케네디 집안에서 유일하게 슈워제네거를 지지하는 것은 그의 아내이자 텔레비전기자인 마리아 슈라이버 뿐. 그는 공개적인 지지연설을 통해 "남편의 용기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는 진지하고 열정적이며 지적이고 침착한 사람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민주당과무소속, 공화당 모두를 대표할 것"이라고 찬사를 퍼부었다. 한편 슈워제네거처럼 근육을 과시하던 왕년의 레슬러 출신 정치인 제시 벤투라(52)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타임과 회견에서 "에이전트나 영화회사 보스는 아무것도아니다. 이젠 진짜 포식자들을 상대하게 된다"면서 할리우드 배우보다 주지사 역할이 더 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적인 관심 속에 지난 1998년 주지사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정치에 대한 환멸과 언론과의 갈등으로 재선을 포기한 벤투라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상관없이사람들은 정치인을 싫어한다. 그들은 중앙당에서 하달된 최신 쟁점들을 로봇처럼 팔고 다니는 사이보그 같은 존재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슈워제네거에게 "당신의 살갗이 두껍다는 건 알지만 내 말을 새겨 들어라.언론은 무자비하다. 언론이 들고 나오는 것은 신작 영화에 대한 혹평 정도가 아니다. 행운을 빈다"고 조언했다. 한편 민주당 캘리포니아 지부 대변인 봅 멀홀랜드는 슈워제네거가 선거운동중 `진짜 총알'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암살 위험을 경고, 물의를 빚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세트에서와는 달리 그를 겨냥한 총알들은 진짜일 것이며 그는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슈워제네거의 측근으로부터 "용납할수 없는 발언"이라는 반발을 샀다. 이 측근은 "민주당이 양심이 있다면 멀홀랜드를 당장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