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6일 주식을 대량으로 내다팔았다. 한미은행 주식의 시간외 자전거래를 제외하면 1천4백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유일한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자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자생력이 없는 국내증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외국인 매도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테러와 미국 채권시장의 불안정이다. 증시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그러나 국내에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조정을 점치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외국인 팔자로 돌아서나 외국인이 이날 매도한 주식규모는 기록상 2백87억원어치다. 그러나 시간외거래로 삼성화재에서 외국인으로 넘어간 한미은행 주식 1천2백35만주를 제외할 경우 1천4백억원어치가 넘는다. 지난 5월 이후 8조원가량을 사들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물량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증시의 흐름을 짚어보면 심상치않은 점도 발견된다. 한국시장은 일본과 대만증시가 최근 급락세를 보일 때 탄탄한 모습을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강세가 지수를 뒷받침했던 탓이다. 그러나 6일 외국인 매도물량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 몰렸다. 결국 삼성전자로 유지되던 강세장이 터닝포인트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테러사태에 대한 파장도 관심거리다. 미국정부는 미국에 대한 테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면서 경계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국제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증권 오 과장은 "경기호전으로 금리가 오르는 부분도 있지만 수급붕괴도 금리상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금융시장 전체가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60일 이동평균선에 주목 일본과 대만증시는 20일이동평균선이 붕괴된 뒤 60일이동평균선을 지지선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S&P지수도 같은 흐름이다. 국내시장에서도 조정의 폭은 60일이동평균선을 저점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6일 20일이동평균선인 709선이 붕괴됐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만일 700이 무너질 경우 60일이동평균선인 670선 언저리에서 저점이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야 외국인이 당분간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기 힘들다면,중소형주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상승장은 삼성전자의 강세에 따른 것이어서 사실상 종합주가지수가 시장을 대변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도가 삼성전자 등 대형주에 집중된다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가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6일에도 대우건설 한솔제지 등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주는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이종우 센터장은 "조정을 받을 경우 개인투자자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올들어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우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