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발표후 삼성전기에 대한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최악의 시간은 지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이 바닥이며 이제부턴 회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액은 6천1백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전년동기에 비해선 26% 감소했다. 이는 사스(SARS) 등의 여파로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돼 수요가 부진한데다 주력부문인 기판 단가 하락이 주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다. 영업이익도 기판 단가 하락에 따른 원가 경쟁력 상실과 판관비 부담 등으로 1백12억원의 손실을 기록,200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경상이익도 삼성카드 지분법 평가손실이 반영돼 1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그러나 "삼성전기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영업손실이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대한투자증권 김정욱 연구원도 "삼성전기의 매출비중이 70%에 육박하는 PC와 휴대폰 부품시장이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한데다 신규모델 출시 집중으로 하반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분기 영업실적을 바닥으로 점진적인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들어 일부 PC용 부품의 단가가 인상되고 있으며 상반기중 호조세를 지속했던 휴대폰용 PCB기판 수요도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전자기기의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고부가가치 부품인 고용량 MLCC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사업 부문인 CMOS 카메라 부품모듈도 수율이 80%를 넘어서는 안정화 단계에 있고 1백3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 모듈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회사측은 생산능력을 월 30만개 수준에서 1백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성률 연구원은 "3분기엔 특히 휴대폰 부품시장의 성장 모멘텀 강화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종전 1백1억원에서 1백55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상향 조정의 가장 큰 근거는 기판사업부의 선전"이라고 말했다. 즉,휴대폰용 기판인 MLB는 물량증가에 따른 가동률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며 4분기에 양산예정인 경연성 기판 등 신제품도 시장선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권 연구원은 또 "삼성카드로 인한 지분법평가손은 3분기에 축소될 예정이며 4분기엔 평가이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은 삼성전기의 하반기 실적개선 속도가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며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