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0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 개최가 관련 당사국간 이견으로 아직은 불투명하지만 결국은 성사될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의 북핵특사인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의 방북, 방미 이후 미국과 북한 양쪽에서 대화재개와 외교적 해결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점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을 오가며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의 인식과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중국측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이 회담 조건을놓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라며 "빠른 시일내 다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이 북한을 크게 재촉하는 것 같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중국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호흡이 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일이 잘못돼 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러나 다이빙궈가 방미후 중국으로 돌아간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났는데도 북한측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고, 오히려 미국측에서 유엔 안보리를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듯한 양상을 중시,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28일 "우리는 안보리의 다른 회원국들과 북한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고, 29일 방한한 존 볼턴 미 국무차관도 "안보리에서 다뤄지는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자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유엔 제재로 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북.미가 막판 신경전을 벌이는 데는 회담조건을 둘러싼 이견외에 기본적으로 쌍방간 불신의 골이 너무 깊다는데 원인이 있다는게 우리측 판단이다. 한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다이빙궈가 최근 미국을 방문, 고위관리를 만나 북한과의 대화필요성을 언급하자 이 관리는 "김정일의 눈을 쳐다봤을때 진실성을 느낄 수 있겠더냐"고 물었고, 이에 다이빙궈는 "김정일의 눈을 보니 오히려 `과연 미국을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듯 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양측간 불신이 어느정도 인지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당분간중국을 매개로 북미간 불신을 해소하는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당국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달 초순 방중했을 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가장 불신이 깊은 두사람(부시와 김정일)이 만나는데 중재역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중국이 나서 달라"는 논리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기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