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조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상급단체 변경을 둘러싸고 연일 치열한 혈전을 벌이는 가운데 직장이 폐쇄되는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도 안산시 사1동 상록운수는 27일 0시를 기해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에 직장폐쇄신고서를 제출하고 회사문을 닫았다. 회사측은 양대 노총이 노조사무실을 서로 장악하기 위해 연일 폭력사태를 벌임에 따라 정상적인 기업 활동이 어렵다고 보고 부득이 직장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회사 소속 택시 146대는 이날부터 운행을 중단했으며 회사 사무실과 노조사무실 역시 무기한 폐쇄됐다. 회사측이 영업까지 중단한 채 직장을 폐쇄한 이유는 양대 노총이 이 회사 노조를 자기편 노조로 편입시키기 위해 타 회사 노조원까지 동원, 연일 밀고 밀리는 혈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 회사 노조는 한국노총 산하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소속이지만 지난 4월사측과의 단체교섭에서 노조 집행부가 '월급인상 없는 사납금 6천원 인상안'을 합의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상당수 노조원들은 소속 노조가 한국노총 계열이어서 제기능을 못한다며 민주노총 계열인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소속으로 상급단체 변경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조합원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상급단체를 변경하는 안건에 대해 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투표 당시 일부 무효표에 대한 투표결과 해석을 놓고 양측 성향의 노조원간 마찰을 빚어진 가운데 노조위원장이 가별을 선포하자 노노간 싸움이 벌어졌다. 더구나 민주노총 산하 전국 민주택시노조연맹 경기본부 소속 노조원 300여명은지난 25일 오후 5시께 회사를 방문, 상급단체 변경건이 가결됐다며 노조사무실 접수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한국노총 계열의 노조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여 양측 노조원20여명이 부상했다. 세에 밀려 사무실에서 밀려난 한국노총 노조원들은 이에 뒤질세라 26일 오후 전택련 경기본부 소속 노조원 350여명을 동원, 노조사무실을 다시 접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일개 택시회사 노조사무실을 놓고 양대 노총이 뺏고 빼앗기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은 더 이상의 운영을 포기하고 직장까지 폐쇄하게 됐다. 한 택시기사는 "상급단체 노조 변경을 둘러싸고 지지 성향별로 노조원들간 싸움을 벌여 상당기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직장까지 폐쇄되니 생계대책이 막막하다"며 "어떤 노조로 편입되는지 하루 빨리 갈등이 봉합돼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원 폭력사건을 수사중인 안산경찰서는 27일 사건 현장에서 검거한 민주노총 계열 노조원 홍모(42)씨를 조사한 뒤 이날 일단 귀가조치했으나 증거를 보강,사전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나머지 연루자 전원을 구속수사할 방침이다. (안산=연합뉴스) 강창구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