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9.11테러에 참여한 테러리스트들을 사우디가 사전에 알고, 지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 미 의회 보고서에 대해 '악의적이고 명백한 허위'라고 맹렬히 비난했다고 미 CNN방송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문제의 보고서는 상.하원 정보위원회가 '9.11'테러에 이르기 까지의 과정들을공동 조사한 후 작성한 것으로, 정보원들을 확인하는 일부 페이지들이 비밀로 분류된 채 24일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4대의 비행기 납치범 19명들중 15명이 사우디인이었으며이들은 사우디에서 미 입국 비자를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또 "이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체류할 때 그중 일부가 외국의 지원"을 받았으며,"사우디 관리들은 당시 테러발생을 전후해 테러문제에 대해 미국에 비협조적이었다"고 미 관리들이 진술했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그러나 미 주재 반다르 빈 술탄 대사는 "테러와의 싸움에서 미-사우디 협력은모든 분야에서 뛰어나고 더 좋은 적이 없었다"면서 "터무니 없는 비난들이 계속돼실망스러우며,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이같은 비난은 오사마 빈 라덴이 바라는대로사우디를 모독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어 "일부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들을 위해 사우디에 대한 날조된 비난을 계속하고 있어 불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빈 술탄 대사는 특히 사우디는 9.11테러 이후 1천명 이상을 심문했고, 500명 이상의 용의자들을 체포했으며, 다른 나라에서 온 알-카에다 잔당들을 쫓아내 재판을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미 의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또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이 테러를무산시키고,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들을 놓친 사례들을지적하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의 일부 정치 분석가들은 이 보고서에 대해 사우디에 압력을 가하고, 또 어쩌면 이란과 비슷한 급격한 개혁을 사우디에 강요하기 위해 미 강경파들이벌이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적 정치 분석가 터키 알 하마드는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발생한 것이 사우디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사우디의급격하고 완전한 변화를 바라고 있으며 그때문에 이 왕국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m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