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가 11일 굿모닝시티윤창열씨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보여준 양태는 과거 김근태(金槿泰)의원의 '경선자금 양심선언'을 연상케 하다. 정 대표는 이날 의총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과정에서 집에서 2억원을 받아, 당시 내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이던 박정훈 전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고, 정영석 보좌관에게 영수증 처리를 부탁했는데 알아보니 영수증이 발급되지 않았더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2000년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때 5억4천만원 정도를 썼으며, 이중 2억4천여만원은 영수증 처리하지 않고 선관위에신고하지 않았다"고 양심선언한 김 의원의 처세와 유사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김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과 정치권 전반의 정치자금 실태에 대한 반성과정치 풍토개선 등을 위해 스스로 양심선언을 한 것이라면, 정 대표는 검찰소환을 앞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고백'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점에서 정 대표의 이날 의총 발언은 순수한 `양심 선언'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물귀신 작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정 대표가 의총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다른 경선후보들도 10억, 20억원은 쓴것으로 알고 있고, 더 이상 이야기하면 `펑크'난다"면서 "대선때도 나를 찾아온 사람들을 이상수 총장에게 보냈으며, 토스하고 토스한 돈이 10억원정도 된다"며 다른사람을 끌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대표 경선에 함께 출마했던 인사들은 대부분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근태 의원은 "내가 그때 도저히 참다못해 비명을 질렀다면 정 대표는 자신이 처한 안팎의 현실 때문에 말못하고 있다가 결국 나서게 된 것"이라면서 "정 대표가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닌만큼 나는 그를 신뢰하고 싶다"고 이해와 동정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