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평창 ..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이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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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밴쿠버가 오는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된 3일 오전 0시 41분 평창군은 깊은 한숨 소리에 휩싸였다.
올림픽 유치 실패소식이 전해진 3일 평창군 일대 부동산시장에도 적막이 흘렀다.
올림픽 개최 기대감으로 전날까지 이어지던 토지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땅값 하락을 우려한 발빠른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섰으나 매수세가 일시에 자취를 감춰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땅값이 하락하더라도 당분간 거래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메인스타디움과 선수촌아파트 부지로 알려지면서 최근 1년새 땅값이 4배 이상 급등했던 평창군 도암면 일대 중개업소에는 급매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땅값 거품 걷힐 듯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거 몰리며 땅값이 단기 급등했던 평창군 도암면 일대의 가격거품이 당분간 빠질 것으로 이곳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이날 도암면 횡계리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시세보다 10~20% 가격을 낮춰 팔겠다는 급매도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근 명지부동산 어기수 사장은 "도암면 일대 땅값 상승은 올림픽 유치라는 호재를 미리 반영한 결과"라며 "유치 실패로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만해도 평당 5만원선이었던 도암면 횡계리 일대 준농림지 가격은 현재 2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위치가 좋은 임야도 평당 10만원 밑으로는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펜션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평창군 봉평면 일대 토지가격 상승행진에도 급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펜션전문업체인 탑투게더 오승섭 사장은 "펜션단지 조성을 위한 업체들의 실수요가 꾸준한 만큼 급격한 조정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최근 1년새 12개 단지,4백80가구(2천여실)의 펜션이 집중 공급되면서 펜션부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현재 봉평면 일대 펜션부지로 적합한 준농림지는 평당 3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임야도 평당 2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올림픽 유치에 맞춰 강원도가 오는 2010년까지 7천억원을 투자,2백만평의 부지에 종합레저휴양타운를 조성키로 한 조부면 일대 땅값 상승도 주춤하고 있다.
◆펜션업계에 후폭풍 불 듯
동계올림픽 유치 좌절로 평창군 일대에서 펜션을 분양해 온 업체들이 직접적인 후폭풍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올초부터 '동계 올림픽 유력후보지'라는 홍보효과를 내세워 수월하게 분양을 해온 업체들로서는 호재가 사라진 셈이기 때문이다.
전원주택전문업체인 드림사이트코리아의 김영태 차장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내세워 무분별하게 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펜션규모,입지여건 등에 따라 분양 양극화가 두르러져 자연스럽게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창군은 그동안 전국에서 펜션건축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져왔다.
현재 분양 중인 펜션단지만도 12개 단지 4백98가구로 전국 시군에서 가장 많다.
이들 가운데 이미 분양을 마친 업체들은 느긋하지만 현재 분양을 진행 중인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동계올림픽을 재료로 자금을 끌어들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신규 펜션업체들의 사업 지속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평창 1호펜션인 성우빌리지의 이덕준 부장은 "최근 들어 봉평면 일대에만도 펜션을 짓겠다고 산등성이를 파헤친 사업장이 한두 곳이 아닐 정도로 난립이 심각하다"며 "이번 기회에 평창군 일대의 펜션업이 제자리를 찾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창=김동민·김형호 기자 gmkd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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