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인수를 추진중인 AK캐피탈컨소시엄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 한보철강 매각작업이 또 지연되게 됐다. 법원은 잔금납부 연기요청을 받아들여 AK캐피탈에 숨통을 열어줬지만 최악의 경우 본계약이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3일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와 채권단, AK캐피탈 등에 따르면 AK캐피탈은 당초 약속에 따라 2일까지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했지만 12일까지 잔금을 납부하기는 어렵다며 잔금일을 이번달 말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법 파산부는 2일 오후 채권단과 장시간 회의를 가진 끝에 이번에만 연기요청을 받아 주기로 결정했다. 파산부는 추가 연기는 어렵기 때문에 AK캐피탈이 연기요청한 7월말보다 1∼2주정도 더 연장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했으며 연기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연체율을물리는 외에 100억원 정도의 계약금을 조만간 납부토록 했다. 이에 따라 AK캐피탈의 자금조달계획을 보고받고 조세채권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열릴 예정이었던 관계인집회는 연기됐다. 파산부는 AK캐피탈의 최종 연기요청이 접수되는 대로 관계인집회 등 향후 일정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 2월 한보철강을 4천520억원에 사기로 본계약을 체결한 AK캐피탈은 지난해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1천만달러, 본계약시 100억원, 그리고 5월에 100억원을 각각 계약금으로 냈다. 잔금 4천200억원은 본계약 체결 5개월째인 오는 12일까지 납부하도록 돼 있었다. 이를 위해 AK캐피탈은 지난달 신한은행, 한미은행, 우리은행, 농협 등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3천300억원을 차입하기로 하는 등 자금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 진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금 조달 게획의 대부분은 문제가 없지만 일부는 아직 확정되지않았으며 또 일부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AK캐피탈의 자금 확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잔금일 연기로 또 다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자칫 계약이 백지화될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편 걸림돌이었던 조세채권문제는 국세청, 관세청 등의 합의로 일단락됐다. 2천185억원에 이르는 미납세금은 한보철강이 연이율 6.0%인 국민은행 후순위채권 888억원어치를 사고 2018년에 국세청, 관세청 등 채권자들이 찾도록 하는 현가할인 방식으로 해결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