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정보화는 왜 필요하고,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 경영진들에게는 매년 똑같이 되풀이되는 질문이다. 교과서도 많고 전문가도 많지만 피부에 와닿게 시원한 해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단법인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지난해 처음 발간한 '기업정보화 가이드북-우리회사 정보화,이렇게 성공했다' 두 번째 편을 내놓았다. 기업 정보화 책임자가 자기 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정보화에 대한 투자 필요성을 설득하는 장면,정보화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 때를 회상하는 장면 등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여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대표기업 3곳의 사례를 통해 기업 정보화의 성공비결을 살펴본다. -------------------------------------------------------------- 전산 소모품 전문업체인 잉크테크는 한 차례 ERP(전사적 자원관리) 도입에 실패했음에도 불구,치밀한 프로젝트를 통해 ERP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흔치 않은 회사다. 특히 1차 시도가 실패한 지 채 1년이 안돼 재추진한 점은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는 다른 많은 기업들 경우와 대별돼 특히 눈길을 끈다. 잉크테크의 ERP 시스템은 2001년 5월 처음 가동에 들어갔다. 그런데 6개월 동안 정성 들여 구축한 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가기는커녕 업무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왔다. 개발사는 방법론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지만 실무 부서는 기존 업무 관행에 맞춰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요구,혼선을 부채질했다. 1억여원이라는 순수 개발비에 내부 인력 투입,그리고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한 자원 낭비 등 무형의 비용까지 더하면 손실이 엄청났다. 정광춘 사장의 강력한 의지만 있었지 명확한 방향성이 설정되지 않아 초래된 일들이었다. 결국 가동 6개월 만에 ERP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 그러나 정 사장은 다음해 2월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ERP 시스템 구축에 도전하자는 얘기를 꺼냈다. '한 번 실패는 병가지상사'라는 정 사장의 저돌적인 경영 마인드가 밑바탕이 됐다. 각 부서에서 핵심 인력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T)은 ERP가 전사적 차원에서 프로세스 변화와 함께 진행돼야 하는데 프로그램만 개발하면 되는 줄 알았던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TFT는 이후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내 ERP 업체를 만나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회사로 불러들인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담당자를 만났다. 3개 업체로 범위를 좁힌 다음에는 이들 업체가 구축한 ERP 현장을 직접 방문해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프로그램은 자체 개발과 패키지 양자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다 패키지를 선택했다. 패키지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업 표준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작년 12월13일,잉크테크와 구축사의 주요 임직원들은 잉크테크 회의실에서 ERP 시스템 구축 완료에 대한 보고회를 가졌다. △재고정보를 감안한 자재 소요량 계산 △수주정보 관리 및 생산계획의 연계 △통합 수출입 관리 △실제 원가계산 구축 등 ERP 구축의 효과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IT(정보기술)가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정 사장의 투지가 가져온 승리였다. -------------------------------------------------------------- [ 잉크테크는··· ] 이 회사는 1992년 당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전자산업용 잉크 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후 국내 대체 잉크류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 전세계 모든 프린터 기종에서 사용되는 4백종 이상의 잉크를 생산한다. 프린터 소모품을 기반으로 다기능 이어셋, USB 허브,DTP(디지털직물프린팅)용 소재 등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