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세계증시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주식가격이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지는 것이 상례이나 요즈음 미국에서는 주식과 채권가격이 동시에 올라가는 이례적인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세계증시의 회복은 적어도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분위기가 점차 성숙돼 가는 징조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만 노사문제 때문에 이런 대열에 합류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외신 보도를 접할 때 답답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결코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없는 대형 사업장 노동자와 영화인 등 집단의 힘을 배경으로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목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2만달러 소득 시대를 넘어 동북아 중심 국가로 부상하기 위해 필요조건인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한낱 구호로 그칠 공산이 크다. 지금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핵문제와 강성노조가 이를 가로 막는 두가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 공조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도 한·미 투자협정은 체결돼야 한다. 작금 미국정부는 자국경제의 회복을 위해 국내에서는 감세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국외에서는 무역장벽 등 국제거래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 대미교역에서 1백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는 교역 현실을 감안할 때 한·미 투자협정체결 없이 미국의 일방적인 양보만 기대할 수 없다. 더 나아가 민족의 혼을 지키겠다는 영화인들은 스크린 쿼터 유지라는 보호막 속에서 안주,민족의 혼을 지켜야한다는 허울좋은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대중의 우상인 영화인들은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접근해야지 규제라는 위세를 빌려 대중에게 다가서서는 아니 된다. 기업들이 정경유착을 통해 노동자들을 탄압하던 개발독재시대가 끝난 지 오래 됐다다. 당시 노동자들이 받았던 극심한 탄압의 부작용으로 노동자들은 아직도 기업을 대화의 상대방이 아닌 투쟁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작금 대통령마저 나서서 노조특혜는 해소돼야 한다는 언급이 있었다. 노동운동도 국제기준에 맞는 원칙아래 이뤄져야 한다. 파업기간 중 임금지급 및 노조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 등은 개발독재시대의 노조탄압에 대한 부작용으로 생겨난 과잉보호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제는 이를 해소할 시점에 도달했다. 한때 세계경제를 주름잡던 일본과 독일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양국 국민들은 여전히 근면하고 성실하지만 경제는 디플레 조짐을 보이는 등 활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 이유는 양국 모두 경제구조의 개혁이 지연되는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가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 근본이유는 많이 노력한 사람이나 적게 노력한 사람이나 똑 같이 대우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가 1만달러 소득시대에서 2만달러 소득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목청이 큰 집단이 노력 없이 대가만 챙기는 사회가 돼서는 결코 2만달러 소득시대로 진입할 수 없다. 우리가 금과옥조로 신봉하여야 하는 시장경제원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노력없이 성공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규제를 통한 과실 챙기기와 원칙과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집단행동은 하루 빨리 청산돼야 한다. 지금은 문민정부, 국민정부를 지나 참여정부의 시대다. 참여의 의미를 결코 힘으로 밀어붙여 각자 원하는 바를 쟁취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아니 된다. 상대방의 입장,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전체를 염두에 두면서 참여할 때 신 바람나는 한국 경제의 미래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leesb@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