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착공식이 30일 열림에 따라 그동안 교착상태였던 남북 경제협력이 다시 활기를 찾아 본격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남북경협의 걸림돌이었던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상사분쟁조정.청산결제등 4대 합의서의 발효도 임박해 기업의 경협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개성공단 착공으로 기업들은 투자 리스크가 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및 경공업 분야 중심으로 개성공단 입주 등 남북경협에 나설 뜻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그러나 남북경협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북한핵 문제 등 한반도 주변정세가 우선 안정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며 아직 관망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계 환영..북핵문제 해결이 관건 = 경제계는 개성공단 착공이 남북경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이를 환영하면서도 북한핵 문제 등이 해결돼야 개성공단은 물론 남북경협이 성공적으로 진척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개성공단 착공을 환영한다"면서도 "개성공단 성공의 관건은 북핵문제와 공단분양률로 이중 북핵문제가 미해결된 상황에서는 남북관계가 언제든 경색될 수 있어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개성공단 착공이 저임금시장을 찾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고 내달 4일 남북경협위원회 회의때 김진호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초청해 개성공단과 관련해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과향후 전망 등에 관한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기업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개성공단의착공을 기다려왔는데 참 잘된 일"이라며 환영하고 "그러나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많이 남아 있어 공사가 본격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도 "이번 착공식을 계기로 남북평화 분위기가 정착되고남북간 교류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경제여건 악화속에 점점 경쟁력을 상실해가는 중소기업들은 북한의 저렴하고 양질인 인력 수급을 통해 경쟁력 제고를 노리고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많은 중소기업들이 그저 대기하고 있는상태에서도 개성공단 착공식을 고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 "개성공단 조성사업이 제대로만 추진되면 남북경협사업에 큰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남북경협 본격화 `저울질' = 기업들은 개성공단 착공으로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경우 투자안전판 마련과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점을 들어 아직 경협의 본격화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가 현재 소프트웨어 협력사업과 일부 전자제품 임가공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남북경협에 본격적으로 나서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대북사업을 어려가지 변수 때문에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투자에 대한 안전판이 만들어져야 하고 전력, 용수, 도로 등의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져야 투자할 수 있는데 아직 미흡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LG는 LG상사를 중심으로 현재 TV 연간 2만대, 의류 50만장 등 총 1천만달러 규모의 위탁가공무역을 진행중인 상황에서 개성공단 착공식 이후 북한핵 문제가 풀리고 남북관계가 진전돼 사업 전개의 여건이 마련되면 개성공단에 진출할 계획이다. SK는 SK글로벌 문제가 정리되고 구조조정이 완료된 이후에나 새로운 사업에 신경쓸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고 현대자동차도 미국 앨라배마공장의 차질없는 건설에주력하고 있어 남북경협 사업에는 아직 눈돌릴 겨를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개성공단이 북한의 저임금과 남한의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사업모델로서향후 특구로서의 면모를 갖추면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지금 당장은 별다른계획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일대에 콘도를 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반면 섬유업계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과 건설업체들이 개성공단에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섬유업계 개성공단 진출의 공식창구를 맡고 있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조사한바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의사를 밝힌 업체는 의류업체 69개사, 제직업체 39개사,염색업체 27개사 등 총 174개사이며 투자계획 규모는 총 4억달러, 72만평에 달한다. 섬산련 관계자는 "착공식을 계기로 개성공단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아산, 토지공사 등 관련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섬유업계가 공단에 원활히 입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류업체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북한은 인건비상의 이점과 함께 지리적 근접성,언어의 동질성 등 해외진출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며 "현재 소규모 임가공 형태로 대북사업을 하고 있지만 개성공단이 조성되면 현지에 공장을 확보해 직접 생산하는 등 대북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체의 경우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대건설이 이르면 오는9월 공사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보고 내부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고 LG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등 사업참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성패여부를 미리 점칠 수는 없지만 계획대로만된다면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나 건설업체 모두에 도움이 된다"면서 "건설업체들의경우 대부분 조금이나마 공사참여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june@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