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그린버그 AIG회장은 27일 "지금이 한.미상호투자협정(BIT)을 체결할 절호의 기회이며,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협정이 체결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린버그 회장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미 재계회의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등이 주최한 연설회에서 "한국정부가 국산영화 비중이 일정비율 초과하면시장개방을 약속했는데 한국영화는 지금 그 비율을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화도 BIT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화산업은 미국의 중요한 산업이며, 한국인들이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못 볼 이유가 없다. 한.미 BIT는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협정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노사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미국기업이 한국내 사업이 노조에 의해 `끔찍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투자 의지를 갖고 있지만 일부는 상황을 더 지켜본 뒤 추가 투자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AIG도 노사문제로 과거 수개월간 업무에 차질이 빚어진 적이 있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기업에 비우호적인 한국의 법 체계와 고비용 노동인력, 대립적 노사관계가 한국이 지역중심으로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라며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는 노조행위를 막는 법률을 마련하고 규제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 국제적 기준을 준수할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 사업에서는 노조로 인한 문제가 별로 없었고, 일본도 과거보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나로통신에 대한 투자협상과 관련, "AIG컨소시엄은 최선의 제안을 했지만 거부되면 할 수 없다"며 "그러나 협상이 결렬되면 한국 납세자에게 부담이 돌아가고한국정부가 개입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LG 주주와 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며"협상이 거부된다고 해도 기존 투자조건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외국투자 유치문제에 대해 "외국기업의 투자 여부는 규제와 법률로 만들어지는 사회 분위기가 어떠한가에 달려 있는데 탐색적인 법률과 호전적인 노조가 있으면 투자를 꺼리게 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내 사업계획과 관련, "규제와 노동 문제 등 조건이 맞는다면 한국내 사업을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북핵문제 및 주한미군 감축 논의에 대해서는 "북핵문제가 잘 해결되면 투자 분위기가 호전될 것이며, 미군기지가 서울이라는 대도시에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내 반미정서는 한국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국이 한국입장을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은 사고이기 때문에 반미정서를 부채질하는데 이용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린버그 회장은 한국의 동북아허브 정책과 관련, "경쟁보다는 다른 나라와의협력이 필요한데 상하이의 경우 중국의 관문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대상이 될수 없다"고 말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에 대해 "대선기간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고한미관계를 굳게 다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기자 k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