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국가들은 아직 이스라엘과 지역 협력이나 통상관계를 추진할 상황이 아니라고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이 21일 말했다. 마헤르 장관은 요르단에서 이날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 회의에 참석하기 전기자들에게 "이스라엘과 지역 협력을 추진하려면 정치 상황의 안정 등 적절한 환경이 조성돼야 하지만 현재의 역내 상황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헤르 장관의 발언은 중동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해 이스라엘을 아랍 경제권에편입시키려는 미국의 복안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헤르 장관은 WEF 회의 기간에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만나 중동 지역상황과 로드맵 이행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스라엘 노동당의시몬 페레스 신임 당수와도 만나 역내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흘간 계속될 이번 WEF 회의에서는 국제사회가 마련한 중동평화 로드맵 이행방안과 이라크 전쟁 후 역내 상황 정상화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또 아랍세계에 대한 서방기업의 투자 유치방안을 모색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동 자유무역 협정과 민주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아랍과 이스라엘간화해를 도모하려는 미국의 구상을 타진하는 무대로서 의미가 더 부각되고 있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WEF 회의 참석에 앞서 중동국들의 빈곤 및 테러 퇴치를 돕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바레인 및 모로코와 진행중인 FTA 협상을 마무리한 후 이를 모델로삼아 인접국들과도 비슷한 협정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요르단 및 이스라엘과 FTA를 체결한 상태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