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경쟁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경선 열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20일 성남공설운동장 안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경기.인천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는 식전행사 내내 연단에 오르지 않고 열성지지자들과 함께 장내를 돌며, 2천여명의 당원앞에 허리숙이고 손을 맞잡아가며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온힘을 쏟았다. 가장 먼저 등단한 김형오(金炯旿) 후보는 "우리당은 근대화시대에는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같은 분들, 민주화시대에는 김덕룡(金德龍) 서청원(徐淸源) 이재오(李在五)같은 훌륭한 분들이 있었다"고 추켜세운 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젠 디지털 혁명의 새시대를 이끌어갈 새지도자를 뽑아달라"고 역설했다.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수도권 사람이라 여기서 '몰표'를 받았냐"며 서후보를 재차 견제하고, "젊고 역동적인 대표가 앞장서서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후보는 "흘러간 물들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있겠느냐"고 묻고, "나와 김형오, 이재오같은 '젊은 물'들에게 표를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적당히 분칠해서 늙은 사람 또 나오면 한나라당엔 어지간히 인물이 없구나고 한다"며 "기업이 새상품을 내놓듯 이번 전대에서 우리당은 '신차'를 내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덕룡 후보는 "지난 대선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당시 대표가 말을 뒤집고 다시 대표를 하겠다고 나서 당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그래서 수도권의 젊은 의원과 위원장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서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또 "수구의 길로 가게되면 당은 분열의 길로 빠져들고 만다"며 "당을 개혁할 '민주적인 얼굴'을 대표로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정책중심 정당을 약속했다. 이재오 후보는 "한나라당은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야당으로 만들어야 5년뒤에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면서 "시대정신이 투철하고 독재와 부패와 싸운 새로운 지도자인 나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역표 줄세우기'를 경계한 듯 "여러분은 지구당위원장이 지지하는 사람을 찍고, 손뼉을 치려고 이 자리에 온 게 아니다"며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양심적이고, 개혁적이고, 때묻지 않는 사람이 당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청원 후보는 "'이회창 필패론'을 주장한 사람이 이회창 전 총재를 다시 모셔오겠다고 하고, 자기가 당을 만들었다고 자기에게 표를 찍어달라고 한다"며 최병렬.김덕룡 후보를 역공했다. 이어 강 후보를 겨냥, "2개월반 전엔 나도 50대였다"고 말해 장내의 웃음을 자아낸 후 "'영남당' 탈피를 위해 '토박이 중부권'인 나를 당 대표로 밀어달라"고 주문했다. 최병렬 후보는 등단하자마자 "오늘이 여섯번째 후보연설인데, 다섯번째부터 서후보가 나를 공격하기 시작하는 걸 보니 내가 뜨는 게 아무래도 초조한가 보다"며 서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과 맞상대해서 나무랄 건 나무라고 도와줄 건 도와줄 수 있는 확실한 경험을 가진 최병렬"이라며 "당의 단결과 개혁을 이끌어내어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경선의 마지막 합동연설회인 서울.강원 연설회는 선거 전날인 오는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성남=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