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심야에 노조측과 정부ㆍ신한지주간 공식 협상이 벌어짐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조흥은행 파업 사태'가 조기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이 공식 협상은 조흥은행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 18일부터 3차례에 걸쳐 극비리에 진행된 양측간의 막후 협상 끝에 열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양측은 막후 협상에서 조흥은행 직원의 고용보장 원칙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이 협상에서 조흥은행 직원의 고용보장 방안 등 타협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파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양측간 타결안을 파업 당사자인 조흥은행 노조가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합병 시기ㆍ방식이 초점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조흥은행 매각안을 승인한 직후 열린 노조와 정부ㆍ신한측 공식 협상은 주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 합병시기와 방식에 초점이 맞춰졌다. 두 은행의 합병시기와 방식이야말로 조흥은행 노조가 주장하는 고용보장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협상에서 노조는 인수 후 즉시 합병을 강력히 주장한 반면 신한측은 3년간 독자경영 보장 후 합병안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인수 후 곧바로 은행 합병을 하자고 나온 것은 조흥은행 직원의 고용보장을 위한 확실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노조 관계자는 "신한지주에 인수된 뒤 2~3년간 자회사로 있으면 마치 독립경영이 보장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는 신한은행에 일방적으로 흡수 합병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그 경우 조흥 직원의 완전고용 보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한지주 자회사로 있는 동안 조흥은행의 조직력 등 힘이 모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그나마 외형상 규모가 비슷하고 조흥은행 직원들의 결속력이 강할 때 합병을 해야 고용보장 등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신한지주가 이같은 요구에 대해 일단 난색을 표명했지만 극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사태를 조기에 수습해야 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파업이 장기화돼 조흥은행 경영이 엉망이 될 경우 신한지주도 유리할게 없어 어떤 식으로든 합의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정부 중재의 협상에서 '제3의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긴밀했던 막후 협상 19일 심야에 공식 협상이 있기 전 이미 노조와 신한지주간 막후 합병협상은 정부 중재 아래 깊숙이 진행됐다. 조흥 노조측 대표로는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신한지주측에선 최영휘 사장이 나서 합병시기와 방식, 고용보장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줄다리기를 해왔다. 두 사람은 조흥은행 노조 파업이 시작된 18일 밤 극비리에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 중재로 처음 만났다. 이 만남에서 이 위원장이 조흥은행 노조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협상은 19일 낮 세 사람이 다시 만나 이뤄졌다. 이 협상에선 인수 후 조흥은행 직원들의 고용보장에 대해 상당히 의견을 접근시켰다. 때문에 이날 오후 정부 주변에선 양측의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빠르면 20일 파업이 끝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합병시기에 대한 양측의 의견차가 커 최종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날 저녁 조흥은행 매각을 최종 승인한 공자위 회의 직후 김진표 부총리가 중재하는 형태로 노조와 신한측 대표들이 공식 협상을 벌인 것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