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장에서 각 투자주체의 속셈에 따라 대응 전략에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들은 줄기차게 순매수를 이어가는 반면 개인들은 조정기를 대비한 현금비중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고 기관투자자인 투신권은 환매자금 마련을 위한 매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 만큼이나 강한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는 개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전환이 언제쯤 이뤄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외국인-개인의 정반대 대응 외국인들이 지난달 28일 이후 이달 18일까까지 거래일 기준 15일 연속 순매수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줄기찬 순매도로 맞서고 있다. 외국인들이 연속 순매수로 거래소시장에서 누적 순매수 금액을 2조2천206억원으로 끌어올리는 동안 개인들은 2조1천6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3일(115억원)과 16일(1천83억원)의 순매수를 제외하고 외국인의 순매수 못지 않은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99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들은 526억원 매도 우위를 유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3월 SK글로벌 분식 파문 이후 MMF(머니마켓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증시 고객예탁금으로 들어와 개인 매수세의 밑바탕이 됐다가 상승장에서 차익실현을 통한 `실탄'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환매자금 마련 위한 투신권 매도 외국인-개인의 정반대 행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게 기관들의 순매도다. 기관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지난 11∼18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 누적 순매도액이 5천480억원에 달했고 이 중 투신권의 순매도가 5천166억원으로 94% 가량을 차지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상승장이 지속되자 환매요구가 늘고 있어 투신권이 환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투신사 운용본부장은 "최근 장이 오르자 지난 3월 환매 사태 때 빼지 못한펀드의 현금화를 위해 환매 요구가 늘고 있다"며 "자금 마련을 위해 투신사들이 관련 주식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환매 요구는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진입을 위한 준비 단계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개인 매수세 전환은 언제 개인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매수세 형성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개미'의 속성상 대세 상승이나 현저한 가격 메리트를 확인할 수 있어야 적극적인 매수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조훈 수석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지수의 단기 급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지수가 650선까지 조정받는 시기가 되면 가격 메리트를 느껴 매수에 나설 수 있고 700대를 넘어서는 추세 상승기에 접어들어야 추격 매수에 나설것"이라고 내다봤다. LG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의 경우 그동안 순매도 행진으로 어느 정도 매수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수 조정기를 기다렸다가 매수에 나설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인들이 매수에 나설 경우 금융주나 중저가 대형주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