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자동조립라인을 설치해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회사는 포드자동차였다. 그 결과 생산시간 단축과 부품의 표준화 등으로 원가를 대폭 절감할 수 있었고, 하루 1천대의 자동차생산으로 매출은 해마다 기록적으로 늘었다. 이른바 '포드시스템'은 1910∼20년대 포드자동차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포드의 대량생산체제는 이후 모든 산업에 도입되면서 미국이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효율만을 중시하는 대량생산체제는 인간을 기계의 일부로 만들어 '노동착취의 원흉' '비인간화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연 포드자동차가 지난 16일로 창립 1백주년을 맞았다. 포드는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 디어본을 비롯한 미국 각지에서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벌이면서 또 하나의 1백년을 기약하고 있다고 한다. 포드자동차는 미국 여느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족경영으로도 유명한데 1백년 역사중 80년을 가족이 경영했다. 크라이슬러사에서 경영의 귀재로 명성을 떨쳤던 리 아이아코카가 포드가(家)로부터 버림을 받아 쫓겨난 사건은 잘 알려진 일화다. 현재는 창업자인 헨리 포드의 증손자 윌리엄 포드 주니어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포드는 지난 한 세기동안 8개 브랜드 아래 87개 모델을 출시했는데 하반기에는 통산 3억대 자동차생산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포드는 생존전략으로 환경친화 차량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는데, 차세대 자동차로 각광받는 연료전지차 개발 외에 무공해 연료인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1백번째 생일상을 받았지만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것 같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적했듯 적자가 쌓여 가는데다 일본 등 외국자동차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으며 강성노조 또한 경영을 위협하는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게다가 80년대처럼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포드자동차가 이러한 대내외의 난제들을 어떻게 풀어가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아닐 수 없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