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분양권 전매금지의 영향으로 인해 실수요자가 뒷받침해주지 못한 아파트의 경우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 건설업체들도 이제는 철저한 실수요자 중심의 마케팅과 분양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 실수요자가 계약률 좌우 =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과 대전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한 주요 아파트 청약접수에서 1,2순위가 대거 미달된데 이어 계약률이 크게 떨어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인천시 3차 동시분양을 통해 인천 경서지구에서 분양된 G아파트의 경우 계약률이 절반에도 채 못 미쳤으며 부천 심곡동에서 공급된 W아파트도 마찬가지로 저조한계약률을 보였다. 더구나 지금까지는 입지여건이 나쁜 아파트라도 로열층은 대부분 계약이 됐으나 이들 아파트는 로열층도 상당수 미계약돼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계약률이 높은 아파트들은 지역 실수요자들이 계약자의 대부분을 차지해 달라진시장환경을 실감케 했다. 91%의 계약률을 기록한 송도신도시 현대아이파크의 경우 계약자가 100% 인천 거주자들이었으며 계약이 대부분 마무리된 남양주 쌍용스윗닷홈은 남양주와 구리 그리고 서울 동.북부 거주자들이 80%에 이르렀다. 현대산업개발 송철수 부장은 "실수요자들이 이제 아파트 분양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올랐다"며 "하반기에는 실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건설업계, '실수요자'를 잡아라 = 아파트 분양에 비상이 걸리면서 건설업체들도 철저한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및 마케팅 전략을 짜고 지역 실수요자들을 잡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달중 안산, 대전, 오산 등 투기과열지구 3곳에서 아파트 2천800여가구를 분양하는 대우건설은 실수요자 위주의 분양 마케팅을 대폭 강화한다. 내방객의 사정을 고려해 분양대금 납부시기를 조절해 주는 맞춤형 상담을 준비하고 있으며 저녁 늦게 귀가하는 맞벌이 부부 등 고객의 편의를 위해 모델하우스 운영시간을 저녁 8,9시까지 늦출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 수요자에 대해서는 계약금 분납, 무이자융자, 금융기관 대출지원 등 각종 금융혜택을 줘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시켜 준다는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오는 30일부터 분양하는 의정부 호원동 쌍용스윗닷홈에 지역 밀착형마케팅을 적용한다. 평형배정, 마감재, 옵션 등을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정할 계획이며 지금껏 모든모델하우스 방문객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대규모 경품잔치나 이벤트를 지양하고 실계약자에게만 선물을 제공할 방침이다. 천장부지로 치솟았던 분양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분양팀의 지태구 부장은 "가수요자에 의존한 거품낀 분양가는 더 이상지속되기 힘들다"며 "실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분양가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건설은 의정부 쌍용스위닷홈의 분양가 책정시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바탕으로 분양가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