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기자는 '두 도시의 경제 이야기'라는 보고서를 받았다. 위스콘신주 정책조사연구소가 보내준 것으로 위스콘신주의 대표적인 두 도시 그린베이와 밀워키가 지난 90년대 다른 경제 성장을 해온 배경을 분석한 내용이었다. 두 도시는 경제활동 입지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고용창출면에선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린베이의 고용창출이 증가율면에서 밀워키를 훨씬 앞질렀다. 그린베이의 고용창출은 27%나 증가한 반면 밀워키의 고용 증가율은 1.7%에 머무른 것이다. 보고서는 인구분포 사회간접자본 생산비용 등 33가지의 요소를 비교한 결과,그린베이가 24가지면에서 기업활동에 유리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던 분야가 기업가정신을 북돋우는 시스템. 그린베이가 속해있는 브라운 카운티의 상공회의소는 80년대 초부터 창업센터와 직원훈련센터를 활용해 창업을 적극 지원했다. 그 프로그램의 후원으로 생긴 기업이 1백개를 넘었고 그중 85%가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창출해낸 고용 인력은 1천명을 넘었다. 가족단위로 시작한 영세기업이 해당 분야에서 전국 리더로 부상하기도 했다. 밀워키도 기업가 정신에 신경을 썼지만 짜임새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그린베이에 비해 기업활동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그린베이 지역의 금융기관들도 기업가들을 적극 지원했다. 일부 보수적인 금융기관마저도 위험을 감수하면서 자금을 충분하게 공급,창업 의욕이 꺾이지 않도록 배려했다. 두 도시 이야기는 미시시피주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미시시피주 이야기란 미시시피주가 다른 주에 비해 기업이나 의사들에 대한 소송이 많기로 악명 높아 기업들이 이곳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미시시피주가 미국에서 가장 못사는 주의 하나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 기업하고 싶은 의욕을 북돋워주는 것이 경제활력을 높이는 첩경이다. 위스콘신주의 두 도시 이야기나 미시시피주 이야기는 그같은 평범한 진리가 실제로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