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권 거래는 불법인 만큼 어떤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합니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 들어서면 사무실 한 켠에 커다란 글씨의 입주권 불법거래 경고문이 붙어 있다. 하지만 택지개발지구 입주권에 대한 불법 매매행위는 경고문을 비웃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개공에 따르면 서울 마포 상암지구의 경우 지금까지 1천6백여건의 가압류 신청이 접수됐다. 가압류 신청은 입주권(일명 딱지)을 구입한 사람이 입주권이 이중으로 매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주민 등을 대상으로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내고 이를 법원이 도개공에 통보한 것.4천5백여가구가 들어서는 상암지구 아파트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입주권 매매를 통해 이뤄진 셈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입주권의 손바뀜을 보여주는 재압류건도 하루평균 30여건에 달해 '물딱지'(이중입주권)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불법거래인 입주권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거래될 경우 자칫 하나인 입주권을 둘러싸고 몇 명의 사람이 권한을 주장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도개공 민원팀 김민 과장은 "재가압류가 들어온다는 것은 벌써부터 이중으로 입주권을 매매했거나 입주권을 매입한 사람이 분양된 후 타인에게 분양권을 팔아넘긴 경우로 볼 수 있다"며 "이중입주권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당사자간의 민사소송 외에는 어떤 법적 보호조치도 받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