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나기전에 깎아 팔자" … 주택업체, 분양가 왜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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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 업계에서 '분양가 인하'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5·23대책'으로 이미 예견됐던 분양시장 급랭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인기지역에서 최근 분양된 아파트들이 1,2순위 청약에서 대거 미달되는 등 빠르게 식고 있는 시장 분위기가 분양가 인하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프리미엄(웃돈) 급락과 거래실종 현상까지 겹쳐 분양가 인하 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대규모 청약 미달사태가 업계에 위기감 심어
지난 10일까지 1,2순위 청약을 받은 수도권과 대전지역 신규 분양아파트의 청약률은 대부분 30%를 넘지 못했다.
남양주 마석지구 건영캐스빌(4백44가구)은 2순위까지 청약률이 27%에 그쳤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무주택 우선공급제도가 처음 시행된 대전 서구 복수지구 계룡리슈빌의 경우도 지난 10일 실시된 1순위 청약률이 극히 저조했다.
3백46가구의 절반인 1백73가구가 무주택우선 공급분이었으나 청약은 12명에 불과했다.
정부의 강력한 안정대책으로 가수요 거품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주택업체들은 "1,2순위에서 미달되더라도 언젠가는 다 팔리지 않겠느냐"면서도 '혹시나 미분양이 장기화되지 않을까'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분양권 시장도 찬바람 불어
최근까지 분양권 거래가 활발했던 수도권 인기지역에서조차 프리미엄이 급락하고 있다.
매물은 속속 등장하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4월 죽전지구에서 공급된 '우미이노스빌'아파트의 경우 당첨자 발표 초기 3천만원대(로열층 기준)에서 형성됐던 프리미엄이 요즘은 2천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그나마 이 가격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균 1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양주LG자이'(2천8백64가구) 아파트의 경우 2천만원 안팎의 초기 프리미엄이 지금은 1천만원선으로 주저앉았으며 거래도 위축되고 있다.
◆분양가 인하바람 확산될 듯
아직 분양가 인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업체들도 조만간 대세에 합류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미 시행사와 분양가 인하방안을 놓고 검토에 들어간 업체들도 다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는 분양가를 낮춰서라도 하루빨리 물량을 소화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기존 분양가를 고수하다 장기 미분양에 직면할 경우 금융 및 부대비용으로 인해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처럼 이익을 적게 보더라도 서둘러 팔겠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 분양가 인하추세가 빠르게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분양권 시세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현재 관망 중인 업체들도 분양가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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