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서머 랠리'(Summer Rally)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물경기는 아직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2ㆍ4분기가 바닥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각종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추세다.


미국 증시의 강한 상승세에 힘입어 외국인투자자도 국내 증시로 '유(U)턴'하는 등 수급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증시에는 호재다.


전문가들은 현 장세를 제한적인 유동성(금융) 장세로 진단하고 있다.


본격적인 실적장세(서머 랠리)를 앞두고 하반기 실적 호전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 힘받는 경기 바닥론


무엇보다 정보기술(IT) 경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달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치(47.5)보다 훨씬 높은 49.4를 기록,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ISM 비제조업(서비스)지수는 54.5로 두달째 50을 넘었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힘입어 미국 다우지수는 9,000선을 돌파했고 나스닥지수도 1,600선을 회복했다.


국내 경기에 영향력이 큰 반도체산업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권 연구원은 "반도체 D램 경기가 지난 3월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T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되는 추세다.


미국의 기업실적 조사기관인 퍼스트콜의 집계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지난 1ㆍ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11.7% 증가했지만 80개 IT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17.0%에 달했다.


올 3분기에는 이들 IT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56.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거래소와 코스닥의 IT기업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와 1백13% 증가할 것으로 우리증권은 분석했다.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보다 1백37%와 5천4백84%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좋아진 증시 수급상황


무엇보다 '돌아온 외국인'이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들어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은 지난 1월 2천8백28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이후 2월부터 4월까지 석달간 모두 2조3천1백12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그러나 지난달에는 6천8백3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미국 증시 상승세와 함께 다시 '바이 코리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나흘 연속 순매수에 나서 거래소시장에서만 4천8백9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지난 3월부터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다 북한핵 및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위기가 어느정도 가라앉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의 주식매수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꾸준히 늘어나 10조원을 다시 회복했다.


매월초를 기준으로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들어 지난 4월 이후 두번째다.


정부의 강력한 투기억제정책과 저금리에 발이 묶인 시중 부동자금이 서서히 증시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 투자 유망종목 고르기


증시 전문가들은 IT주 및 내수 우량주 등 하반기 실적 호전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주문한다.


IT주 중에는 삼성SDI 신성이엔지 금호전기 대덕GDS 등이 주요 증권사로부터 투자유망종목으로 복수추천을 받았다.


SK텔레콤 LG전자 삼성테크윈도 투자유망주로 분류됐다.


내수 우량주로는 신세계 에스원 한미약품 효성 풀무원 하이트맥주 웅진닷컴 등이 투자유망한 것으로 전망됐다.


카드채불안이 상당부분 진정된 가운데 LG카드도 상반기 실적부진을 딛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코스닥기업 중에는 주로 인터넷 휴대폰부품 엔터테인먼트 반도체 관련주들이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휴대폰 부품주로는 유일전자 인탑스가 하반기 실적호전 예상종목으로 꼽혔다.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옥션 등 '인터넷 3인방'도 상반기 보다 하반기에 영업이익이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랜드 파라다이스 CJ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주도 3∼4분기에 수익성 개선폭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디지털영상기록장치(DVR) 제조업체인 코디콤과 아이디스도 나란히 투자유망 종목에 올랐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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