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지난 3일부터 사흘 연속 임직원들에게 수주떡을 돌렸다. 건설업체들은 의미있는 공사 수주를 했을 때 떡을 돌리는데 현대건설 임직원들은 최근 몇년간 구경조차 못했던 수주떡을 사흘 연달아 먹었다. 3일 7천1백억원 규모의 신고리 원자력 1,2호기 주설비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광양항 2차 컨테이너 터미널 축조공사와 서울 청계천 복원공사 3공구 설계심의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수주가 유력시되면서 수주떡이 돌았던 것. 크고 작은 공사를 따내면서 현대건설 분위기는 한층 고무돼 있다.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공사를 포함해 현대건설은 올들어 지금까지 1조9천3백35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9% 늘어났다. 특히 지난 3월 말 취임 일성으로 수주 지상주의를 내세웠던 이지송 사장(사진)이 취임한 이후 2개월여간 국내 공사 수주액이 1조2천4백억원에 달해 현대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미 설계심의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수주가 확실시되는 광양항 터미널공사와 청계천 복원공사까지 포함하면 이 회사의 국내 공사 수주액은 2조1천6백64억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주목표액 7조8천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현대건설측은 내다보고 있다. 수주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해외 공사도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란과 카타르에서 각각 10억달러 규모의 가스플랜트 공사 입찰을 추진하고 있고 이라크에서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잇단 공사 수주는 이 사장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건설업은 수주 산업이기 때문에 수주 없는 건설회사는 존재가치가 없다"며 수주 지상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이 사장이 크고 작은 공사입찰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토목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게 현대건설의 진면목"이라며 토목공사 수주에 적극적이다. 최근 2∼3년간 현대건설의 주택분야 대 토목분야 매출 비중은 6 대 4 정도였다. 이 사장은 올해 말까지 주택과 토목의 매출 비중을 5 대 5로 맞출 계획이다. 주택분야 매출은 유지하되 토목공사 수주를 늘려 매출 비중을 비슷하게 조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의 옛 영화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