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세 딸 가운데 두 명이 영국으로 망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더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세인이 첫 부인 사지다와 사이에 낳은 큰 딸 라그하드(35)와 둘째딸 라나(33)가 바그다드의 한 초라한 민가에서 9명의 자녀와 함께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외무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후세인의 두 딸이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망명 신청이 거절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내무부 대변인은 "모든 망명 신청은 개별적으로 심사된다"면서 "영국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범이나 인권 유린 혐의가 있는 사람의 망명을 거부할 수 있지만 현단계에서 이 조항이 후세인의 딸들에게 적용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라그하드와 라나의 남편인 카멜 형제(후세인 카멜, 사담 카멜)는 95년 요르단으로 망명했다가 이듬해 이라크로 돌아왔으나 후세인의 명령에 의해 처형됐다. 후세인의 셋째 딸 할라는 전쟁 직후 두 언니와 함께 살다 최근 자신의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