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금융시장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여전히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상이다. 우선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 종합주가지수는 훌쩍 650선에 다가섰다. 그러나 실물경기는 갈수록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불황과 침체의 파고가 오히려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자진해서 사업을 포기하는 중소업체들이 줄을 잇고 가동률은 IMF 불황의 한복판이었던 지난 99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백화점 매출이 5개월째 줄어든 가운데 내구소비재의 대표주자인 자동차는 작년 동기보다도 적게 팔리고 있다. 금융시장의 열기가 실물경기 회복을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체된 실물경기가 금융시장의 열기를 다시 냉각시켜 갈 것인가. 양분되고 있는 금융과 실물경기 흐름을 종합 진단한다. ----------------------------------------------------------------- 대기업들도 내수 경기가 급하게 꺼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선도업종인 자동차, 전자는 지속적인 내수 부진에 허덕이고 있고 내수대표업종인 백화점은 넉달째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동차는 판매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현대 기아 GM대우 쌍용 르노삼성자동차 등 5개 완성차 업체의 5월 내수판매는 11만8천3백9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3%나 감소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갈수록 전년동기 대비 판매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 1월 3.1% 감소했다가 2월 8.1%로 소폭 증가하는듯 했으나 3월엔 다시 6.8%, 4월엔 14.7%로 판매감소폭이 확대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의 5월 판매량은 계절적 특수를 맞은 에어컨을 제외하고 대부분 품목에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다. LG전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2% 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수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 가량 판매가 감소했다. 백화점은 가정의달인 5월의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 영업시간과 각종 이벤트를 늘렸지만 꺼져가는 소비심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홍열ㆍ강동균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