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7세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이 선배 태극전사들의 1년전 월드컵 본선 첫승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팀은 31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첫승기념 부산4개국청소년(U17)축구대회 풀리그 첫 경기에서 양동현이 2골을 뽑고 이상협이 1골을 보태 미국을 3-0으로 완파했다.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이탈리아국제대회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며 오는 8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전망을 밝게한 '윤덕여호'는 이로써 승점 3을 챙기며 대회 우승을 향한 상큼한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의 '젊은 피'들은 월드컵태극전사들이 지난해 6월4일 이곳에서 폴란드를 누르고 48년만에 본선 무대 첫승을 올린 기쁨을 재현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국은 6월 2일 폴란드와 2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는 양동현이란 거물 신인의 탄생을 알린 한판이었다. 대한축구협회의 축구유학생 1호로 프랑스 프로축구 FC 메츠에서 선진축구를 익히다 기량을 인정받아 스페인프로축구 바야돌리드 19세이하팀에 입단한 양동현은 이날 최전방에서 펄펄 날며 그림같은 골을 수확, 또 하나의 '영파워'로 부상했다. 한국은 이날 포백수비라인이 협력플레이속에 가나 출신으로 미국의 축구신동인'14세 소년' 프레디 아두를 꽁꽁 묶는가 하면 돋보인 위기관리능력 등 안정된 수비를 보였고 양동현과 이훈의 투톱도 시종 수비진을 흔드는 등 공격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 플레이가 위축돼 결정적인 득점루트를 만들지 못하는 등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양팀은 전반 일진일퇴의 공방속에 슈팅을 교환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은 연출되지않았다. 다만 40분 양동현이 백승민의 센터링을 골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터닝슛으로 연결한 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후반 공격형미드필더 이용래를 빼고 이상협을 투입하며 활기를 찾은 한국은 6분양동현이 상대 수비수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이상협이 침착하게 슛했고 붉게 물든 관중석은 일시에 출렁였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이후 공세에 가속도를 붙였고 33분 양동현이 오른쪽에서 올린 센터링을 골지역 정면에서 잡아 왼쪽 대각선으로 땅볼슛한 게 네트에 꽂히면서미국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양동현은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지던 40분 조동건이 오른쪽 측면을 파다가 건넨볼이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무섭게 골지역 부근에서 발리슛, 또 한번 포효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청소년축구의 강자 아르헨티나가 폴란드를 2-1로 제치고 첫승을 올렸다. (부산=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