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건설 300주년 기념 정상 외교에 들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에 이어 옛 소련 공화국들의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 12개국 정상들과 선상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31일에는 유럽연합(EU) 15개회원국과 10개 예비 회원국 정상들을 상트 페테르부르크 외곽 콘스탄틴궁(宮)으로초청, 원탁 회의를 개최한다. 사흘간의 연쇄 정상회담 일정 마지막날인 6월 1일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고 북한 핵 문제와 전후 이라크 처리를 포함한 주요 국내외 현안을조율한다. 푸틴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도시 건설 300주년 기념 축제가 열리고 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스포츠 학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를 포함한 양국 관계를 한층 증진하기로 합의했다. 40여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부분은 ▲무역 및 경제 교류 확대▲대형 프로젝트 공동 추진 ▲사회.문화 분야 교류 증진 ▲영토 분쟁의 조속한 해소및 평화조약 체결 등이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뒤 "러-일 지도자들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원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고이즈미 총리는 "러-일 관계가 앞으로 한층 발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정상회담 직전 스포츠 학교에서 열린 유도 시범을 함께 관람하며 우의를 과시했다. 러-일 정상회담 뒤 푸틴 대통령은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가로지르는 네바강을 오가는 유람선 `실버 위스퍼'호(號)에서 독립국가연합(CIS) 정상회담을 열고 역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CIS 정상들은 회담에서 ▲회원국간 경협 확대와 ▲테러와 투쟁 및 마약 퇴치 공조 ▲역내 극한주의 퇴치 ▲압하스 공화국 분쟁 중재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한편, 전후 이라크 처리는 유엔이 주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27일 모스크바 크렘린궁(宮)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전략적 관계 수립은 물론 다극화된 세계 질서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일치시켰다. 푸틴 대통령과 후 주석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무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며,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