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대전서 발생한 새마을호 열차탈선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빚은 또하나의 인재(人災)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날 사고는 철거중이던 계룡육교 상판 지지용 철구조물이 붕괴되면서 철로를덮쳐 이곳을 지나던 새마을호 열차가 이 구조물과 충돌한 뒤 탈선하면서 발생했다. 붕괴된 계룡육교(길이 247m 넓이 18m)는 지난 95년 안전진단에서 2005년 이후사용불가라는 판정을 받아 지난 10일부터 철거작업을 벌여왔다. 이날 무너져내린 구조물은 `工'형 철제빔으로, 교량철거를 위해 철제빔들을 서로 지탱해주는 트러스트를 제거하던 중 횡압력을 이기지 못해 비스듬히 붕괴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시공사인 K건설은 상판 제거작업 이후 붕괴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교각사이에 전혀 설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계룡육교는 건설 당시(81년) 철도청으로부터 재활용 강재를 지원받아 건설된 노후 교량으로 철거에 앞서 철재에 대한 안전 진단을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대전시지하철 건설본부 관계자는 "내달 2-6일 철제 빔을 제거하기로 하고 콘크리트 등 부착물 등을 떼어낸 뒤 별다른 안전장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말했다. 또 "어제 내린 비로 철제 빔과 구조물 이음새 부분이 물을 먹어 약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박 모(54)씨는 "특히 몇 분 단위로 열차가 운행하는 곳에 무게가 10t이나 되는 철제 빔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방치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안전불감증이 부른 원시적인 사고"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성명에서 "계룡육교 붕괴 사고는 대전시의 공사 관리 소홀과 건설업체의 부실공사가 합작한 결과"라며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육교는 물론 교각에 대한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K건설 관계자는 "지난 10일부터 철제빔 사이의 트러스트를 제거하던중이었지만 횡압력을 견디지 못해 붕괴됐는 지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인지는 정밀 조사 이후에나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가 수습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시공업체의 안전관리 소홀 여부 등을 파악, 과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를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대전=연합뉴스) 조성민.윤석이기자 min365@yna.co.kr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