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발표한 부동산 안정대책이 증시에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투기수요 차단을 위한 행정력 강화, 대대적인 세무조사, 자금흐름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이번 대책이 증시에서 투자심리 차원의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시중자금이 부동산을 이탈해 증시로 유입되는 직접효과는 당장 기대하기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투자심리 개선효과 기대 400조원에 가까운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정부의 부동산 투기 차단 의지로 진정될 경우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경기부진 속에서 이라크전 이후 북핵 문제나 사스 등으로 잔뜩 위축된 투자심리를 다소 풀어주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교보증권 임송학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부양을 망설여온 정부가 부동산의 직접규제를 통해 떠돌고 있는 자금을 주식과 실물경제로 유도하고 있다"며 "최근 추경 편성 등 경기부양 의지와 함께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투증권 박주식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과도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억제의지는 부동산 투기에 대한 매력을 떨어뜨려 주식에 대한 상대적 관심을 높일 수 있을것"이라며 "경기와 기업실적 호전 등이 본격화 되면 자금 유입도 가시적인 효과가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이번 대책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심리적인 기대감이 일 수 있을 것"이라며 "증시에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직접효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증시에 일단 긍정적이긴 하지만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시중자금의 속성상 `부동산투기 억제=증시자금 유입'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없으며 무엇보다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김지환 스트래티지스트는 "부동산과 주식시장 자금의 성격이 다른데다부동산대책으로 부동자금이 당장 주식시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본다"며 "부동산대책으로 자산거품이 한순간에 터져 금융시장과 소비심리에 큰 충격을 주는 경우 효과를낼 수 있으나 아직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LG증권 황 팀장도 "증시자금은 시장 기대수익이 높아질 때 유입되는 후행적인성향이 있다"며 "펀더멘털상 변화가 오고 주가가 박스권을 탈피하는 등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 분위기에 접어들어야 본격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발표된 부동산대책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책도 부동산에 머물고 있는 자금을 증시로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증시상황도 수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금융시장이 불안해 자금의 부동산 유입이주춤해져도 부동자금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