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에이어 레바논에서 테러 기도가 적발되는 등 테러 위협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서방이바싹 긴장하고 있다. 레바논 군 당국은 자국 내 미국 대사관 공격과 각료 납치를 기도한 테러용의자9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인 7명과 팔레스타인인 2명인 이들 용의자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베이루트 북부 아우카르 소재 미국 대사관과 다른외국의 목표물들을 공격하고 동료 조직원 석방협상을 벌이기 위해 정부 각료들을 납치하는 음모를 꾸미던 중 체포됐다. 루마니아 정보기관인 RIS는 14일 수도 부쿠레슈티 주재 이라크 대사관과 연루된세력이 AG-7 대전차 수류탄발사기 등을 동원해 루마니아 내 이스라엘과 서방 시설물들을 공격하려던 테러기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RIS는 이라크전 발발 이전에 테러공격에 관한 정보를 입수, 이라크 외교관 10명을 포함한 41명을 지난 3∼4월 추방했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도 14일 카라치 북부 고속도로에서 하판 알-하심이라는 이름의 알-카에다의 조직원 1명을 체포, 위성전화와 랩톱 컴퓨터, 다른 조직원들에 관한 정보를 담은 디스켓 6장을 압수했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의 국가들은 알-카에다를 비롯한 과격 세력이 자국인들을대상으로 전세계에서 무차별적인 테러를 감행할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자 위험국가여행 금지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14일 사우디 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연쇄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제다에서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제다 주재 미 총영사관은 "제다의 알 함라 소재 외국인 주택단지 공격이 가까운 장래에 감행될지도 모른다는 미확인 보고서가 입수돼 이를 교민들에게알려줬다. 일부 공관 직원 가족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또 작년 11월 호텔 폭파 공격으로 15명이 숨진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테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들 지역을 여행하려는 자국민들은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국을 신중히 검토하라고 권고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케냐 정부는 추가 공격을 차단할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미국 정부는 케냐에서 미국인과 민항기, 서방 시설물을 겨냥한 테러위협 조짐을포착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 밖에 동남아시아 테러조직 제마 이슬라미아(JI)와 필리핀 남부를근거지로 활동중인 아부 사얍이 알-카에다와 연계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미국인을겨냥한 테러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외무부도 14일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브루나이등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우리는 이들 지역에서 테러조직원들이 공격을 계획중이라는 보고를 계속 받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교통부는 이날 케냐에서 민항기 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를 입수, 케냐노선을 취항하는 모든 자국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해 1천200여 명의 승객들의 발이 묶였다. 교통부는 성명을 통해 "케냐에서 영국 민간 항공기에 대한 위협이 매우 임박한수준으로 증대됐다. 따라서 영국 시간으로 오늘 밤 10시를 기해 케냐행 및 케냐발영국 항공기의 모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케냐 보안 당국은 지난 1998년 나이로비와 탄자니아 다르 에스 살람의 미대사관 폭탄 테러에 연루돼 기소됐던 용의자 중 1명이 또 다른 테러 공격을 계획중이라고 경고했다. 케냐는 작년 11월 몸바사 북부의 한 호텔에 폭발물을 실은 차량이 돌진해 자국인 11명과 이스라엘인 3명이 숨진 데 이어 몸바사 공항에서도 이스라엘 관광객을 태운 전세 여객기에 미사일 2발이 발사됐으나 미수에 그쳤다. 한편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는 최근 연쇄 공격에 이어 추가 테러가 예상되자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서둘러 귀국하는 바람에 일부 항공기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여행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베이루트.리야드 AP.AFP=연합뉴스) ha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