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규 감염자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도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촌 지역 확산과 통계의 부정확성을 이유로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며 지속적인 방역노력을 주문하고 나섰다. 대만도 지난 주말 사망자가 연속 발생함에 따라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류치(劉淇) 베이징 시장은 일부 보건관리들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섣부른 낙관론에 경계감을 표시하면서 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거국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11일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11일 "추가 확산의 위험은 상존한다. 농촌 지역에는 확산의 경로와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류치 베이징 시장은 방역 노력을 조금도 늦추지 말고'완전한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농촌지역은 전체 인구의 절대다수가 분포하고 있는데다 의료시설도 미비해 사스에 취약한 상황이다. 중국 수뇌들의 경고성 발언은 WHO가 중국측으로부터 상세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중국 내부의 사스 진정론에 제동을 건 직후에 나온 것이다. 앞서 망가이 발라세가람 WHO 대변인은 베이징의 신규 환자 증가가 연 5일째 100명 이하로 뚝 떨어졌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감염자 절반의 감염 경로를 밝히지 않는 등 베이징시 위생국의 실태조사 자료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감염자는 4천900여명으로, 전세계 전체의 감염자 7천여명의 절대다수를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11일 6명이 추가로 사망했고 홍콩에서 3명, 대만과 싱가포르에서 각각 1명이 사망해 이날 현재 전세계 사망자는 536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편 사스의 진원지로 의심되고 있는 광둥성 당국은 지난 10일부터 2천여명의의료 요원을 일제히 거리에 투입, 시민들이 가래침을 뱉지 않도록 계도하기 시작했으며 위반자에게 50 위앤의 무거운 벌금을 물리고 있다. 광둥성은 사스 바이러스의 주요한 전파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단속활동의 주목적이지만 이를 통해 시민들이 좋지 못한 습관을 버리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지난주 신규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10일 4명, 11일 1명이 각각 사망, 전체 사망자가 19명에 이르게 되자 사스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자택 격리 대상인 주민들이 대거 이를 무시하자 비디오 감시 카메라를 설치키로 했으며 수도 타이베이의 지하철 승객에 대해서는 11일부터 예외없이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지시했다. 반면 홍콩 정부는 사스가 진정 국면에 이르렀다고 판단, 미국의 세계적 홍보기업인 버슨-마스텔러에 1억6천600만 달러 규모의 대외 이미지 개선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홍콩에서는 지난 주말 환자 2명이 추가로 숨져 사망자는 212명으로 늘어났으나 신규 감염자는 6명에 그쳐 외견상 사스가 진정되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조성대.권영석 특파원 sdcho@yna.co.kr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