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브레머 신임 이라크 최고 행정관이 11일(현지시간)이라크로 가기 위해 걸프지역에 도착한 가운데 이라크 중부지역 행정책임자로 임명된 바버라 보다인 전 예멘대사는 이날 바그다드를 떠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이라크 재건업무를 총괄 지휘해온 제이 가너 재건인도지원처장도 참모들과 함께 수 주 내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이라크 내 미 군정 지도부의대규모 인적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CNN 방송은 국방부 고위 관리를 인용, 가너 처장이 수주 안에 브레머 최고행정관에게 권한을 넘겨줄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미국의 한 고위관리가 이달말까지 "아주 다른 조직"이 이라크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제까지는 가너 처장이 브레머 행정관과 함께 이라크에 남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채 3주일도 안돼 전보 명령을 받은 보다인 전 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전보조치된 구체적인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국무부에서 안보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정치군사 파트의 부국장 자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레머 신임 최고 행정관은 전후 이라크 복구작업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카타르 도하에 도착, 본격적인 임무수행에 들어갔다. 직업 외교관 출신이자 대테러 전문가인 브레머 행정관은 이날 리처드 마이어스미 합참의장과 함께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브레머 행정관은 쿠웨이트를 거쳐 이라크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라크 재건과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대강의 구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어스 합참의장 및 브레머 행정관의 중동 도착은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이 이끄는 현 군정체제에 대한 비난이 가중되고 있는 와중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라크에서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전복된지 한달이 넘었는데도 전후 복구작업이지지부진하고, 전기 및 식수난과 더불어 콜레라 등 전염병이 발생하는 등 기초생활및 보건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데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태다. 한편 20여년간의 이란 망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무하마드 바키르 알-하킴은 나시리야시에서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미군철수를 촉구하고 이라크 인들이 독자적 정부를 구성하도록 허용하라고 요구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