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과수원 까치피해 걱정 마세요" 충북 영동군농업기술센터가 자체 개발한 '까치 포획틀'이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며 '까치와 전쟁'을 치르는 과수농가에 희망을 주고 있다. 10일 이 센터가 선보인 '까치 포획틀'은 그물이 씌워진 가로 4.5m, 세로 3.8m, 높이 2m의 직사각 틀 위에 유인구를 뚫어 물고기 잡는 어항과 같은 원리를 이용했다. 무리지어 살며 자기영역을 관리하는 까치의 습성을 이용, 낯선 까치를 미리 틀 안에 넣어 영역 내 까치들을 유인하는 방식이다. 침입자를 쫓아내려는 까치 떼는 틀 위 경사면을 걸어 쉽게 유인구로 들어 오지만 일단 틀 안에 들어오게 되면 날지 않고는 틀 윗 부분의 유인구에 접근할 수 없다. 그러나 유인구 폭은 15-20㎝에 불과, 까치가 날개를 편 상태로는 통과할 수 없도록 고안됐다. 이 센터는 지난 한 달 간 심천.양강.추풍령면 일대 사과밭 5곳에 이 포획틀을 시험설치한 결과 하루 평균 17마리 꼴로 모두 510마리의 까치를 잡는 데 성공했다. 김종헌(40) 농촌지도사는 "포획틀 안에 냄새 나는 육류 등을 넣어 까치의 먹이경쟁을 유발하니 포획량이 훨씬 많았다"며 "까치 피해가 많은 사과와 배밭 등에 이 틀을 설치할 경우 뛰어난 구제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둥과 그물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크고 작은 포획틀을 만들 수 있으나 까치가 점프해 유인구를 빠져 나가지 않게 하려면 최소한의 틀 높이가 1.5m이상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센터는 농민 신청을 받아 포획틀 제작법을 교육할 계획이다.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