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방미에 대그룹 총수들과 함께 그룹의 핵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출동한다. 이들은 대부분 공식 수행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그룹 회장들을 보좌하며 주요 거래처 인사들을 만나고 현지 사업도 챙겨볼 예정이다. 삼성에선 11일부터 6박7일간 이뤄지는 노 대통령의 방미 공식수행단에 이건희 회장과 함께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사장이 포함됐다. 삼성 계열사들의 구조조정과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이 사장이 대통령 공식수행단에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이 사장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선배로 정부와 재계간 대기업 정책의 견해 차이를 좁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윤우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과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도 이 회장의 방미 일정에 동행한다. 삼성 반도체사업의 산 역사나 다름없는 이 사장은 이 회장과 함께 인텔 휴렛팩커드(HP) 등 미국 반도체 및 정보기술(IT) 업계 대표들과 만난다. 특히 이들은 삼성과 D램 PC 등의 사업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텔이 한국에 투자하도록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통으로 국제금융계 사정에 밝은 황 사장은 삼성이 12일 뉴욕에서 씨티뱅크와 함께 주최하는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모임 등에서 이 회장이 미국 금융계 주요 인사를 만날 때 배석하고 통역도 할 예정이다. LG에서는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구자홍 회장과 LG경제연구원 이윤호 원장이 구본무 회장을 수행한다. 구자홍 회장은 방미기간 중 구본무 회장과 함께 디지털TV방식위원회(ATSC)의 로버트 그레이브스 회장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리처드 윌리 전 회장 등을 만나 디지털 TV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주요 합작선인 IBM과 전자유통업체인 서킷시티의 고위층 인사들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이윤호 원장은 미국 경제의 전반적인 동향과 현안 등을 정리해 구본무 회장의 대통령 수행과 방미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방미 길에 박정인 현대모비스 회장,유인균 INI스틸 회장,김동진 현대자동차 사장 등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김 사장은 앨라배마 현지 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하고 미국 딜러들의 판매를 독려하는 등 정 회장과 거의 함께 움직인다. 박 회장과 유 회장은 각각 현대모비스 부품공장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용 강판공장 건설 현황을 점검한다. 이와는 달리 이구택 포스코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처럼 다른 경영진을 대동하지 않는 그룹 회장들도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