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의 범인들이 중산층 이상의 이민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식 교육을 받고 성장한 영국 국적의 인도.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인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텔아비브의 해변 카페 `마이크스 플레이스'에서 지난달 30일 자살 폭탄을 터뜨려 3명의 희생자를 낸 아시프 호마메드 하니프(21)는 런던 서부에서 성장했으며 대학진학을 준비하던 평범한 아시아계 학생이었다. 축구를 유난히 좋아했던 하니프는 고교 상급반에 진학해 대학입시를 준비하던중 이슬람교에 심취하게 됐으며 이후 영국을 이슬람 공화국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급진 이슬람 종교운동단체 알-무하지로운을 위해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하니프는 고교 졸업후 런던 히드로공항 면세점에서 2년 동안 일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하니프의 부모는 수 개월 전 메카성지 순례에 나섰으며 현재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다. 한편 폭탄이 불발해 현장에서 도주한 오마르 칸 샤리프(27)는 잉글랜드 중부 더비에서 케밥 식당을 운영해 큰 돈을 모은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했으며 사립 명문 기숙학교인 렙톤 예비학교를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을 잘 못해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았던 샤리프는 대학 재학 중 역시 알-무하지로운에 참여했으며, 결혼을 한 뒤에는 하루종일 조깅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체력단련에 많은 정성을 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출신인 샤리프의 부모는 2세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샤리프의 형제들 모두가 사립교육을 받았으며 샤리프를 제외한 다른 2명의 형제들은 대학을 졸업한 뒤 교사가 됐다. 샤리프는 아랍 출신으로 보이는 여성과 결혼해 3살과 7살난 딸 둘을 두었다. 하니프와 샤리프는 모두 올 초 시리아를 방문, 다마스쿠스 대학에서 아랍어와 이슬람을 공부했으며 텔아비브에서도 같은 호텔방에 묵었다. 영국 언론들은 이 영국 소년들을 자살 폭탄 테러범으로 만든 배후로 알-무하지로운을 지목했으나 이 단체의 창립자인 셰이크 오마르 바크리 모하메드는 "종교를 가르친 적은 있지만 그들이 우리 단체의 회원은 아니었다"며 연계설을 부인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 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