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열린 국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증평군설치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자 주민들은 "13년 숙원이 이뤄졌다"며 환호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 방청을 위해 오전에 상경했던 주민 150여명은 이 법이 가결되자 방청석에서 서로 악수를 나누고 얼싸안으며 증평군 탄생에 감격했다. 또 이 법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지역의 주민들도 사무실 등에서 모여 증평발전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증평읍내 곳곳에는 지난 23일 국회 행자위 전체회의에서 이 법이 통과된 직후 사회단체 등이 내건 축하 플래카드가 뒤 덮여 있어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증평시민회 김영호(50) 대표는 "지방선거 참정권 포기선언까지하며 투쟁했던 10여년이 정말 꿈만 같다"며 "진정한 주민 자치의 실현으로 그동안 서자(庶子) 취급을 받아왔던 설움을 한꺼번에 털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명호(62.전 증평발전협의회장)씨는 "자치단체 실현을 위해 싸웠던 시간을 돌아보면 모든 시기가 어려웠던 고비의 연속이었다"며 "증평군 설치 법안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석봉(51.증평읍 장1동 이장) 씨는 "각종 선거때마다 후보들이 증평의 자치단체 승격을 공약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군 승격이 이렇게 빨리 이뤄질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증평 주민들이 군 승격으로 들떠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괴산지역 주민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앞으로 공무원 정원 및 정부지원 축소, 기업체 유치 차질, 상권.인구 유출으로 군세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괴산군 사회단체협의회 등은 1일 오전 괴산읍 공설운동장에서 주민 1천여명이 참가하는 `증평읍 신설 반대 결의대회'를 벌일 계획이며 증평군 신설 취소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제출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괴산=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