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왔군요." "우리나라에는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랬는데..." 국내에서 첫 사스 추정환자가 발생했다는 국립보건원의 발표가 29일 나오자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에는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인천공항 세관의 한 관계자는 "사스 환자가 발생해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며 "사스 예방을 위해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한편 입국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에 입주해있는 항공사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사스로 인해 항공편 이용객이 격감해 고통을 받고 있는데 결국 국내에서도 사스 환자 발생하고 말았다"며 "사스 비상시국이 언제 끝날지 암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 20분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국 난징(南京)발 아시아나항공의 한 이용객은 "사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못들었는데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중국처럼 확산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검역소는 사스 환자가 첫 발생함에 따라 검역을 더욱 강화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이종구 검역소장은 "첫 사스 환자는 K씨로 41세된 남자"라며 "모 병원에서 현재 정밀 검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첫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열적회선 도입 등 검역에 필요한 장비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군의료진을 추가로 요청하는 등 검역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스로 매출이 격감, 고전하고 있는 면세점 등 인천공항 상업시설 관계자들은 "전쟁보다 더 무서운 게 사스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데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 닥쳐올 충격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며 불안해했다. (영종도=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