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연일 뉴스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신용카드다. 정부의 활성화정책에 따라 신용카드가 급팽창하면서 카드회사들의 무리한 경쟁모집과 이로 인한 신용카드의 역기능이 각종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카드회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3월 들어 신용불량자가 하루에 5천명씩 늘어 총 3백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소비자들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기능에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자체가 부정적인 측면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상이다. 신용카드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있었고,소비자들이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해서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한 것은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21세기는 '신용사회'로서 신용의 사용은 더욱 확대되고 필수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규모로도 민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카드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하루 평균 이용건수가 7백49만건이며,이용금액이 2조5백99억원에 이를 만큼 신용카드는 국민생활에서 중요한 결제수단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모바일 결제 등 새로운 결제수단의 활성화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북한 핵개발 문제,SK의 분식회계문제,급증하는 가계부채 등 국내외 요인으로 금융불안이 심각하고,경제가 위기적 상황일수록 3대 경제주체 중 하나인 기업은 또 하나의 경제주체인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소비자는 기업수익의 원천이며,기업에 대한 평판의 발원지이고,기업의 성과가 반영되어야 하는 최종 목적지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성향과 감성적인 성향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개인이다. 그러므로 국내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와 소비환경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변하는 소비자의 특성과 요구를 이해하고,소비자 또는 고객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현재도 카드회사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고객을 지원하는 각종 조직을 만들고,불만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로 결제한 물품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카드회사에 철회·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고,이를 접수한 카드회사는 판매자와 소비자간의 분쟁을 조정해주고 있다. 그리고 신고 전에 타인에 의한 부정사용이 발생했더라도 본인의 과실로 인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부정사용 금액을 모두 보상받는다. 뿐만 아니라,어느 정도 회원의 과실이 인정되어도 소비자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는 것은 철회·항변권의 행사와 더불어 결제수단으로서 상당한 소비자 보호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도난 분실의 경우 본인의 휴대폰 위치와 카드 사용 위치가 다르면 자동적으로 경보를 울려 피해를 막는 보안시스템의 개발 실시로 부정사용 방지를 시도하고 있는 점 등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자 하는 카드회사의 긍정적인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가 소비자의 신뢰받는 결제수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 기능과 서비스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카드회사들도 심기일전해야 할 것은 말 할 것도 없고,소비자와 정부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알 권리,선택할 권리,의견을 말할 권리 등 소비자권리만 갖는 것이 아니다. 아는 것을 실행에 옮겨야 할 책임과,무분별한 소비 등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는 윤리적 책임도 있다. 그러므로 이를 잘 인식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법규나 제도를 만드는 데만 치중하지 말고 이를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알리고,단순한 금융교육의 차원을 넘어서 가치관을 포함한 포괄적인 소비자교육이 가정 학교 사회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끝으로 카드회사를 포함한 기업은 오늘의 위기상황을 초래한 원인 분석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깊이 있게 수용하고,변화하는 소비자의 특성과 요구를 이해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신뢰받고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는 경영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kcr@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