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남자배구단 선수단이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퇴진을 요구하며 숙소를 집단 이탈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희석을 제외한 현대 배구단 소속 선수 14명 전원은 23일 밤 회식을 마치고 센터 방신봉의 주도로 숙소를 나왔으며 24일 오후 현재까지 구단과의 연락이 두절된상태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6일 송만덕 감독과 유중탁 코치로부터 일방적인 퇴출 명령을 받은 방신봉이 선수생활을 포기할 수 없다며 구단에 이적동의를 강력히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파문은 특히 대한배구협회의 새 집행부가 프로화를 위한 자유계약 폐지 및드래프트제도 시행을 올해가 아닌 내년 이후로 미루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새 집행부가 자유 스카우트를 둘러싼 이해관계 등을 감안, 드래프트 연기로 내부 방침을 정함에 따라 일부 실업팀은 내년 드래프트 시행 이전에 현재 대학 1~3년생은 물론 고교생까지 입도선매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 선수의 무더기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 선수들은 이탈 직후 한 인터넷 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우리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방신봉의 일방적 퇴출 명령을 내린 송만덕 감독을 포함한 코치진과 대한배구협회의 규정을 들어 방신봉의 이적 동의 요구를 거부한 프런트의 퇴진이다. 그러나 송만덕 감독은 "선수들 대부분이 선배들의 강압에 이끌려 숙소를 이탈했으며 곧 들어오겠다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면서 "방신봉이 돌아오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구단측은 송 감독의 대응 미숙도 문제가 있지만 방신봉 선수가 이번 사태를 초래한 책임도 적지 않다면서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본 뒤에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구협회는 일단 이탈한 현대 선수들이 복귀하고 소속구단의 방침이 정해진 뒤중재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이여서 당분간 현대 사태를 둘러싼 파문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심재훈기자 jahn@yna.co.kr president21@yna.co.kr